한국 통화절상률, 세계 최고 수준 기록
한국 통화절상률, 세계 최고 수준 기록
  • 황혜연 기자
  • 승인 2014.06.11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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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17개국 중 가장 높아…1000원대 무너져 ‘세자릿수’ 전망
▲ 한국의 통화절상률(환율하락폭)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의 통화절상률(환율하락폭)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이르면 올해 말 1000원대가 무너져 ‘세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16.2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인 1055.4원보다 3.7% 절상됐다. 이는 일본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17개국 통화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에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달러 대비 절상률은 3.2%, 말레이시아 링깃은 2.5%, 엔은 2.4%, 필리핀과 터키 통화는 각 1.9%, 싱가포르 달러와 유로는 각 1.1%, 태국 바트는 1.0%, 쿠웨이트 달러는 0.1%였다.

이처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선진국의 돈 풀기 전쟁 속에서 다른 신흥국보다 경제 기초체력이 좋은 한국으로 돈이 몰리면서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자본의 국내 순유입 기조 등을 근거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호평으로 선진국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원화 값이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하면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국내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기름을 붓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유럽에서 풀린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쏟아지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낀 한국으로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위험 요인도 잠복해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최근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했으며 시장에서도 연준이 내년 중반 이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반대로 미국 경제의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세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번 주 들어 ‘1차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1,020원 아래로 무너지며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1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9일 올 연말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기존 1055원에서 975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1·2분기 환율 전망치를 각각 980원, 960원으로 낮춰 잡았다. 기존 전망치는 각각 1100원, 1075원이었다.

이들이 환율전망치를 내린 이유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와함께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이 2000년 이후 원ㆍ달러 환율이 2% 이상 급락한 7번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환율이 2% 이상 하락하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연간 순이익은 평균 2~3% 이상 줄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를 80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잡고 환율이 평균 2% 이상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상장사 순이익은 2조~3조원 이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원화가 엔화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과의 수출경쟁에서 불리해진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과 같은 대외 위험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미국의 금리인상등 대외 여건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국의 대책은 대외 위험 요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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