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 조기 합병 움직임에 강력 반발…12일 전면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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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3일 서울 용산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네시아 통합법인 사례를 예로 들며 이제는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됐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에 대한 본격적인 돌입을 암시했다.
그는 “이는 중차대한 사항으로 하나·외환은행 및 지주 이사회와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회장의 통합 발언 배경에는 하나금융의 재무상황 악화 등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전년도 1분기 대비 각각 71%, 46% 수준으로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3530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김 회장의 ‘통합논의’ 발언은 2.17. 노사정 합의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오는 12일 전국 집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저지할 뜻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노조는 지난 2012년 2월 발표된 2.17. 합의서는 외환은행의 법인 및 명칭 유지와 함께, 합병여부는 ‘5년경과 후 상호 합의를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합병을 전제로 한 사전작업은 가장 명백하고 중대한 합의위반 행위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 회장의 이번 발언은 위험수위를 넘었다”면서 “2.17. 합의서는 노·사·정이 함께 한 대국민 약속으로 국민과의 약속을 배신하는 금융회사를 어느 누가 신뢰할 수 있냐”며 비난했다.
이어 “외환은행의 가장 큰 ‘비용’은 바로 하나지주로 인한 것이며, 하나지주가 인수 전후 외환은행에서 빼내간 돈은 이미 2조원에 달한다”면서 “외환은행의 비용절감을 원한다면 하나지주의 경영간섭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또 ‘비용’ 운운은 핑계일 뿐 합병추진을 서두르는 진정한 목적은 바로 내년 3월 연임을 위한 업적 쌓기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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