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예금 10년만에 16조원 육박
장기예금 10년만에 16조원 육박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4.09.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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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속 투자처 찾기 어려워 불확실성 지속


장기예금 규모가 10년만에 16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계에서는 이 같은 통계와 관련해 수신금리는 이미 하락할 대로 하락했지만 만기를 조금이라도 늘려야 푼돈 이자라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저금리 속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는 점과 투자를 위한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은행 예치가 그나마 안전하다는 심리 역시 동반된 것으로 예측된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3년 이상 정기예금의 총 수신액이 지난 7월 현재 16조34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16조5398억원) 이후 최대치다. 10년만에 16조원을 다시 넘어선 것이다.

3년 이상 정기예금 규모는 2004년 4월(19조3340억원)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2006년 2월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하반기부터 다시 오름세로 전환됐다가 2009년부터 다시 내리막길을 탔고, 같은 해 10월 10조9058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그러나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다 지난 2012년 말 14조원 규모를 회복했고, 올 들어서만 2조원 가까이 늘어 16조원을 돌파했다.

또한 은행의 총예금은 1400조원을 넘어섰다. 한은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총 수신 잔액은 1041조27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54조원이 증가했다. 이 중 가계예금 규모는 7월 현재 525조504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은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은행에서 3%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은 완전히 사라졌다. 일부 지방은행에서 3년 만기 기준으로 연 3.0%를 쳐주던 상품마저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사라졌다. 전국은행연합회에 고시된 17개 은행의 정기예금 총 35개 가운데 3%대 이자 상품은 단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차례 더 기준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예금 금리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찔금 내리고 예금금리는 왕창 떨어뜨리고 있어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현재 신한ㆍ국민ㆍ하나ㆍ우리 등 국내 17개 은행의 정기예금 중 ‘3% 이상 4% 미만’의 수신금리를 보이는 상품의 비중은 0.3%에 불과했다.


한은이 예금은행의 금리수준별 정기예금 비중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고금리 상품이 실종됐던 2008년 9월(1.5%)보다 더 내려가 사실상 이때부터 3%대 예금의 씨가 마르기 시작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2.47%로 사상 처음으로 2.4%대로 떨어졌다. 정기예금의 금리대별 가입 비중은 2%대가 95.6%를 차지했고, 1%대도 4.1%로 가파른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돈맥경화’ 현상의 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예전만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그나마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장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동시에 투자자금이 원활히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의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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