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조기합병동의서’ 강요 논란
하나금융, ‘조기합병동의서’ 강요 논란
  • 김바울 기자
  • 승인 2014.11.20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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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노조 “직원들에 대한 ‘관리 압박’ 사측 지시”
▲ 외환은행 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외환은행 경영진은 팀장 등을 압박해 직원들의 집회 참석조차 가로막고 있고, 집회가 끝난 다음 날에는 직원들의 참석여부까지 확인해 ‘불이익’을 협박하는 등 개인의 기본권마저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8일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노조의 2.17. 합의서 위반에 대한 기자회견 모습.


최근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 추진 논의가 상호 불신만 확인한 채 파행된 데 이어 노조를 중심으로 조기 통합에 반대하는 직원들에 대한 ‘관리 압박’(조기통합동의서)을 사측이 지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후폭풍이 거세다.

또한 직원들에 대한 조기통합 동의서 강요로 심적 부담을 받아온 외환은행 통영지점 김모 지점장이 심근경색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20일 성명을 내고 “외환은행 경영진은 팀장 등을 압박해 직원들의 집회 참석조차 가로막고 있고, 집회가 끝난 다음 날에는 직원들의 참석여부까지 확인해 ‘불이익’을 협박하는 등 개인의 기본권마저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점 부서장과 지점장 협의체인 ‘부점장협의회’에서 전국의 부점장들에게 메일을 보내고, 영업본부장들은 지점장들을 소집하는 등 ‘조기 통합 추진에 동의’하는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강요하고 있다”비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또 “하나금융지주의 숱한 협박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직원 88%가 조기합병에 반대 하는데도 8천여 직원에게 양심을 배반할 것을 강요하는 반문명적이고 야만적인 행동을 버젓이 일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노조는 대화국면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통추위 발령을 냈고, 직원들에 대한 ‘댓글강요’를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조합-지주간 대화’와 관련, “이는 거짓말로 점철된 자료를 전국 모든 지점에 뿌리고는 이를 갖고 연수를 하라고 한다”면서 “조기합병 동의서 강요 등의 이 모든 획책은 대화국면을 파탄 내겠다는 것으로 외환은행 및 직원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노조는 특히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조합-지주간 대화’를 위한 첫 상견례가 있은 지난 14일 지주회장의 퇴장으로 무산된 직후 나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의 목적은 외환은행 조직을 철저히 무장해제 시키고 손발을 묶어 일방적 흡수합병을 관철시키는 것, 그리고 외환은행 전 직원을 하나은행의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며 “조기합병 동의서 추진 등 외환은행 직원들의 양심과 자존을 짓밟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최근 노조탄압 의혹이 일고 있는 외환은행에 대해 ‘5년 독립경영’ 약속을 지지하고 나섰다.

허영일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난달 공식 합병 계약을 체결한 후,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노조원들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는 것은 노조와의 ‘5년 동안 독립경영’이라는 합의서를 백지화하고, 노조의 정당한 주장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경영진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허 부대변인 “전국 지점장들을 동원해 ‘조속한 조기 통합 추진에 동의 한다’는 동의서를 직원들에게 강제로 받아오게 하는 것도 중단해야 한다”면서 “권력관계를 이용한 동의서 작성 강요를 ‘약자’인 직원들이 거부하기 어렵고, 심지어 ‘관리압박’을 받아온 한 지점장은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차별적인 노조탄압과 직원협박은 해법이 아니라,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할 뿐”이라며 “외환은행 경영진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에 한 조기통합 동의서 강요는 없었다”면서 “이에 대한 사실관계는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영지점장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대한 근로복지공단에 산재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직원들에 대한 ‘관리 압박’을 받아온 외환은행 통영지점 김모 지점장은 지난 9월3일 사측이 노조원총회 참석자들의 대량 징계에 착수한 이후인 9월12일 출근 뒤, 가슴 부위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져 숨졌다. 유족과 노조는 “숨지기 전 심한 스트레스와 괴로움을 토로해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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