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순이익, 첫 은행권 앞질러
보험업계 순이익, 첫 은행권 앞질러
  • 홍성완 기자
  • 승인 2015.02.09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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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 '이자 수익' 등 손쉬운 장사 치중 비판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은행권보다 보험업계의 작년 순이익이 더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중 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을 합친 18개 은행의 순이익은 6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25개 생명보험사와 삼성·동부화재 등 31개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한 1~3분기 순이익이 5조1000억 원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1분기 1조5000억 원, 2분기 1조9000억 원, 3분기 1조7000억원 등으로 4분기에 분기별 최하 실적인 1분기 1조5000억원만 넘겨도 순이익이 6조6000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이번 집계 결과에 따라 보험사들의 순이익이 은행을 앞지를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지난 1897년 한성은행(조흥은행 전신)이 국내 최초의 은행으로 설립되고, 1922년 조선화재(메리츠화재 전신)가 국내 최초의 보험사로 설립된 이후 보험사 순이익이 은행을 뛰어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순이익 역전 현상에 대해 국내 은행들이 '이자 수익' 등 손쉬운 장사에만 치중하고, 해외 진출 및 사업다각화 등 시간을 갖고 추진해야할 업무를 소홀히 한 결과물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외환위기를 전후로 금리가 10~20%까지 치솟으면서 많은 수익을 냈다. 은행이 이자수익으로 얻는 돈은 전체 수익의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돈이 돈을 낳는 식의 운영을 해왔다.

이런 상황에 2000년대 중반까지 보험사가 은행의 순이익을 넘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2007년 은행들이 15조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둬들일 당시, 보험사 순익은 3조8000억 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세계경기 침체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2005년 2.81%였던 순이자마진이 지난해 1.79%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유망 중소기업 발굴보단 대기업 위주의 여신에만 치중한 상태에서 작년 STX그룹, 쌍용건설, 동양그룹, 동부그룹 등 부실이 잇따라 터져나오며 은행들은 수백억 원의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결과적으로 2005년 13조6000억원에 육박했던 은행 순이익은 지난해 6조200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보험사 순이익은 3조3000억 원에서 6조6000억 원 가량으로 오히려 두 배 늘었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도 손보사가 1.49%, 생보사가 0.66%로 나타났지만, 은행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0.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기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경우 이자마진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던 지난해와 같은 대출 성장도 올해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장기 고정금리대출로의 전환을 위해 2%대 대출상품을 내놓으면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 또한 치열해져 수익성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문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원 개발과 중장기적인 글로벌 전략을 통해 체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2단계 금융개혁안을 상반기 중에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은행권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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