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소득주도 성장 ‘새경제’ 제안
문재인, 소득주도 성장 ‘새경제’ 제안
  • 고진현 기자·이수진 인턴 기자
  • 승인 2015.04.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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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표연설…전날 새누리 이어 경제 강조
▲ 문재인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 기조의 대전환 없이 대한민국이 미래는 없다”며 “‘새경제로의 대전환’을 이끌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경제 기조의 대전환 없이 대한민국이 미래는 없다”며 “‘새경제로의 대전환’을 이끌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크게 보고, 크게 바꿔야 합니다’라는 자신이 제안한 ‘새 경제’를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기반으로 하고, 성장 방법론으로는 소득주도 성장을 추구하며, 사람 중심의 경제 철학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해나가는 경제’라고 설명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새정치’가 ‘새경제’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새경제민주연합’이기도 하다”고 ‘새경제’에 의미를 부여했따.

문 대표는 우리나라의 현 경제상황과 관련해 “청년 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이고, 노인 자살률·노인 빈곤률은 OECD 1위인데 복지지출은 OECD 꼴지이다. 가계부채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상태”라며 “이렇게 가다간 IMF 국가부도 사태보다 더 큰 ‘국민부도시대’가 올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국가가 위기에 놓였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불공정하고 정직하지 못하다”며 “불공정한 소득이 사회를 양극화시키고 있다”며 “우리나라 재분배 정책을 통한 분배 개선 효과는 OECD 전체에서 칠레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지난 정부에서부터 지금까지 대대적인 부자감세를 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러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대체할 모델로 ‘새경제’를 제시하며 “‘소득주도성장’만이 내수 활성화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하고 새로운 성장의 활력을 만들 수 있다”며 “소득불평등, 조세불평등을 바꿔 서민을 살리고 중산층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은 중산층과 서민을 살리는 전략이라며 그러자면 ▲임금소득의 실질적 상승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바로잡고 ▲베이비부머 세대가 직장에서 밀려나면서 늘어난580만 자영업 종사자 대책을 세워야 하며 ▲국민들의 필수 생활비를 줄여주는 정책을 마련하고 ▲세금을 공정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공무원 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대타협기구의 틀 속에서 공무원들까지 동의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어느 일방의 희생만을 강요하거나, 성과에 급급해 시한을 정해 밀어붙이려 한다면 사회적 대타협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인양과 시행령 철회 ▲사자방 비리 조사 ▲국방안보 정책 구현 ▲남북경제협력 등에서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표 연설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성과 성찰, 야당의 역할론이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유승민 원내대표의 반성과 성찰을 문 대표에게 기대했는데 찾기 어려웠다”며 “‘정치가 곧 경제’라는 문 대표의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너만 바꾸라’는 식의 인식으로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문 대표의 상황 진단은 비관적, 분석은 비판·비난 위주, 해법은 비상식적·비현실적이었음을 들어 “‘3비(非)’가 눈에 띄는 연설이었다”고 폄하했다.

한편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앞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기존 여권(與圈)과 다른 새로운 시각과 입장을 쏟아내 야당의 박수를 받았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칭찬하는 등 파격적인 연설을 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야당을 치켜세우는 이례적인 정치 행보를 보였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새누리당은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서민과 중산층 편에 서겠다”며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 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말함으로써 새누리당이 여태까지 기득권 세력에 치우친 자세를 보였음을 자인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같은 자체 반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내건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을 가리켜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공격하기까지 했다.

이런 유 원내대표 연설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의 놀라운 변화, 유 원내대표의 합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당이 여당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 공식 환영 입장을 밝힌 것도 유일무이한 일이지만, 여당 원내대표가 국회 대표연설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내용을 쏟아낸 것도 지극히 이례적이다.

정치권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8일자 발언이 새누리당의 당론과 일치하는 것인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유 원내대표가 이번 대표연설을 계기로 독자적인 정치입지 구축에 나선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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