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작년 한 해 동안 카드로 10조4,0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보다 4.8% 감소한 규모이다.

지난 3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신한카드와 함께 ‘외국인 신용카드의 국내지출액’을 분석한 결과 작년 국내에서 사용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 합계는 10조4,000여억원으로 전년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까지 2014년보다 증가추세 있던 지출액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6~8월 지출액 합계가 같은 기간에 40% 감소했고, 외국인 입국 또한 40% 줄어들었다. 10월에 들어오면서 메르스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작년 지출액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전체 지출액의 54%를 차지하는 중국인의 신용카드 지출은 5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9% 감소했다. 특급호텔과 백화점, 관광여행사 지출이 줄어드는 대신, 콘도미니엄 숙박, 화장품 및 패션잡화의 소매업종 지출이 늘어났다.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형태가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4년도 지출액 증가율이 20%대에 달했던 홍콩, 대만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은 메르스의 영향으로 오히려 감소하거나 작년 수준에 그친 반면, 영국과 베트남은 전년대비 각각 39%, 24% 증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메르스와 상관없이 자국경제 악화로 인한 해외여행 기피현상으로 총 지출액이 절반 수준(△52%)으로 줄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역시 중심으로 외국인 카드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제주, 강원, 충남 등 일부 지역은 지출이 증가했다. 특히, 제주는 1분기 지출이 127%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을 비롯한 태국, 홍콩, 대만 등 다국적 관광객의 방문이 크게 늘고 농장 및 화원, 수족관 방문 등 관광 및 체험부문의 소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포츠부문 지출액은 2014년 대비 6% 감소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실외골프장 및 종합레저타운과 같은 외부활동을 통한 지출은 감소했고, 스포츠센터, 실내골프장, 볼링장 등 실내활동을 통한 지출은 증가했다.

의료부문 지출은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 관광객들의 의료지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년대비 22% 감소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관광객들의 의료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태국 관광객들의 의료지출이 83%나 증가해 신흥 의료관광국으로 부상했다.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중동국은 현금사용량이 많아 카드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의료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황혜진 원장은 “외국인의 여행행태가 다각화되면서 개별관광이 증가하고 있고 특급호텔에서 1․2급 호텔로, 백화점에서 할인점 쇼핑으로 변화하는 등 소비의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