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배만 불리는 '건강보험공단'
임직원 배만 불리는 '건강보험공단'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9.2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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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률 제자리걸음…국민들 외면, 2,200억원 성과급 잔치 펑펑
건강보험공단 누적흑자가 20조원을 돌파했지만, 보장률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로부터 보험료를 ‘과다 징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에는 지나친 성과급 잔치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결국 매년 보험료를 올려서 쌓아둔 돈으로 임직원들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단은 공공기관의 성과급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에 의해 성과를 인정받아 지급 받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23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성과급 지급내역’에 따르면 2011~2015년 건보공단은 총 2,200억원을 성과급 명목으로 임직원들에게 나눠줬다.

2011년 389억9,000만원이던 성과급은 지난해 481억9,800만원으로 24% 증가했다. 올해 지급될 성과급 규모는 557억4,478만원으로 2011년 대비 42.9%나 커진 규모이다.

특히, 성과급은 임원들에 집중됐다. 성상철 이사장은 작년 성과급으로 4,338만원을 받았고, 상임이사진과 상임감사진은 각각 평균 3,478만원, 3,188만원씩을 수령한 반면, 일반 직원들이 수령한 성과급은 1인당 370만원 수준이 그쳤다.

건보공단은 흑자재정을 이용해 임직원들의 해외연수도 크게 늘렸다. 해외연수에 사용된 금액은 2011년 3억9,200만원에서 2015년 7억5,500만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그렇다고 임직원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 건보공단의 임직원 수는 2011년 1만2,265명에서 올해 1만2,940명으로 625명 증가했을 뿐이다.

이처럼 건보공단이 성과급을 지급한 배경은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영실적평가는 기관의 경영관리 실태, 주요사업 성과, 복지후생 등을 고려해 S~E등급으로 평가되고, 성과급은 S등급의 경우 기본급의 110%, A등급 100%, B등급 50%, C등급 30%로 지급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해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의 경영평가와 직원들의 내부 평가 등을 토대로 지난 6월 발표된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최근 6년간 건보공단의 경영실적평가 성적은 2011년 B등급, 2012년 B등급, 2013년 C등급, 2014년 B등급, 2015년 B등급이었다.

건보공단이 경영실적평가에서 A등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데는 사상 최대의 흑자규모를 조성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건보의 재정은 2011년 누적흑자 1조5,600억원으로 적자행진을 벗어난 뒤 2012년 4조5,757억원, 2013년 8조2,203억원, 2014년 12조8,072억원, 2015년 16조9,800억원, 올해 8월 기준 20조1,766억원으로 6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건보공단이 사상 최대 흑자재정을 기록한데 대해 건보공단이 경영을 잘 했다가 보다 보험료 인상과 보험급여비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경기침체에 따른 ▲의료이용량 감소 ▲만성질환급여비 지출 감소 ▲노인급여비 지출 증가율 감소 등으로 인해 2011년 이후 보험급여비 증가율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6~2010년 보험급여비 증가율은 12.1%였지만, 2011~2015년에는 6.1%였다. 같은 기간 진료건수 증가율은 10.2%에서 2.1%라 떨어졌고, 입·내원일수 증가율도 3.9%에서 1.3%로 감소했다.

건보에 대한 국민들의 이용이 감소하는 동안에도 공단은 보험료를 계속 인상했다. 2011년 5.64%였던 보험료율은 올해 6.12%로 꾸준하게 증가했다.

예산정책처는 “복지부와 건보공단이 요양급여비 등을 과다 추계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복지부는 2014년에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3조8,419억원 과다 추계했다.

반면, 건보의 보장률은 제자리걸음했다. 2011년 보장률은 63.0%에서 2012년 62.5%, 2013년 62.0%로 감소하다가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 및 3대 비급여 개선 등의 영향으로 2014년 63.2%로 1.2%p 올랐다.

이에 대해 제 역할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국민들로부터 걷어 들인 보험료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건보공단은 정부 지원금을 요구하고 나서 성과급 잔치와 관련된 비판에 기름을 부었다.

성 이사장은 지난 21일 “현재는 건강보험 재정이 20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2025년이면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며 “건강보험 정부지원제도를 내년 이후에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보 재정이 20조 흑자이기는 하지만, 준비금은 법정기준인 50%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적립해야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매년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공단에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이같은 규정은 급여비 지출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2015년 전 상황을 배경으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지난 5년간 2,200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면서 정부에 손에 벌리는 것은 너무 뻔뻔하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기동민 의원은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흑자 결과가 국민이 아닌 임직원들에게 돌아갔다”면서 “건보는 흑자 재정을 국민 건강을 위한 보장성 확대, 저소득층 지원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스스로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과급 잔치 논란에 대해 건보공당은 “건보 누적흑자와 성과급 지급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공단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성과급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8조 및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평가대상인 116개 공공기관 중 C등급 이상 기관에 지급하고 있다”면서 “공단은 최초로 종합청렴도 단독 1위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인정받아 A등급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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