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된 우리은행장 제대로 선출하자
민영화된 우리은행장 제대로 선출하자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01.1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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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출에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민선 1기' 행장이 되는 이번 선출 과정은 우리은행이 실질적인 민영은행으로 성공할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낙하산을 확실히 차단하기 위해 차기 행장을 내부출신 인사 중에서만 뽑는다는 대원칙을 세우면서 외부 입김을 막는데는 성공했다.

은행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4일 차기 행장 자격으로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전·현직 부행장급(지주는 부사장급) 임원과 계열사 대표이사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정치권이나 관계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올 꿈도 꾸지 말라는 선언이었다.
첫걸음은 잘 내딛은 셈이다. 그동안 금융권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외풍을 타고 회장이나 행장 등 최고경영자(CEO)자리를 꿰찬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0명의 전·현직 부행장과 계열사 사장들이 출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뜨거운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선출 과정에 정부 입김이 일절 배제되고 '현직 프리미엄' 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잠룡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김병효 전 우리 프라이빗에쿼티(PE) 사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오순명 전 우리모기지 사장, 윤상구 전 부행장, 이경희 전 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이병재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 이영태 전 부행장, 조용흥 전 부행장 등이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우리은행에서만 커리어를 쌓아온 정통 '우리은행맨' 출신이다.

임추위는 후보자들의 서류심사와 외부 전문기관 평판조회, 면접 등을 통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중순에는 차기 행장 내정자를 결정한다고 한다.

임추위는 "외풍 가능성은 1%도 없다" 고 장담하고 있다. 임추위가 내세운 차기 행장의 선정 기준은 재직 당시 업적과 경영능력, 리더십, 미래 비전, 윤리의식 등이다. 선정 기준은 비교적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볼수 있다.

이번 우리은행장 선임은 올 상반기 금융계 최대 핫이슈라고 볼수 있다. 그래서 금융권 전체가 두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임추위원들은 자신의 명예를 걸고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1차로 내부 인사 선임 원칙에는 성공했지만 이 것만 가지고 완전히 외풍에서 벗어났다고 할수는 없다. 앞으로 여기저기서 보이지 않는 손길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

외부에 한가닥이라도 기대려고 하는 인사가 있으면 가차없이 심사에서 탈락시켜야 한다.정치권이나 금융당국은 틈새만 생기면 언제든지 끼어들려고 하기 때문이다.

은행 안팎의 의견을 물어보면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간의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행장은 숙원사업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시켰으며 영업실적이 좋다. 그러나 경영 스타일이 자기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편이어서 종종 수석부행장급인 그룹장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고 한다.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점도 연임에는 걸림돌이다.

이 그룹장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그룹장은 이광구 행장 전임인 이순우 행장 시절 수석부행장을 역임하면서 차기 행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은행 업무를 두루 알고 있어 민영화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벌써 차기 행장 자리를 놓고 과열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어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특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대결 양상이 형성되면서 상호 비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도전장을 내민 10명의 후보 중 한일은행 출신이 6명, 상업은행 출신이 4명이다.

그러나 후보들은 출신은행을 절대로 내세워서는 안된다. 서로 화합을 해도 부족한 판에 계파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는 정말 청산해야 할 대상이므로 이런 후보는 과감히 배제시켜야 한다.

우리은행에는 여전히 상업은행, 한일은행 출신으로 나뉘어 보이지 않는 파벌이 형성돼 있다.
아직도 출신을 가지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고 한다. 합병된지 벌써 20년 가까이 되는데도 아직도 출신을 따지는 구태가 여전하다면 차기 행장은 이것부터 먼저 없애야 할 것이다.

차기 행장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하다. 정부의 잔여지분 매각, 금융지주사 전환, M&A(인수합병) 추진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타은행과의 경쟁에서 다소 뒤처진 우리은행이 정말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수 있을지는 차기 행장의 선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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