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배구조 개선· 신사업 추진 ‘올스톱’
삼성, 지배구조 개선· 신사업 추진 ‘올스톱’
  • 이형근 기자
  • 승인 2017.02.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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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계열사 사장단 중심 집단경영체제 유지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이 사상초유의 '총수 유고'사태를 맞고 있다.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서 3년째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추진해왔던 지배구조 개선과 신사업 추진 작업은 사실상 올스톱됐다.
우선 총수 부재로 인해 대형 사업 추진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수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인수합병이나 갤럭시노트7의 단종 같은 중요의사결정은 이 부회장이 빠진 삼성 수뇌부에게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사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삼성은 비주력 사업을 매각과 빅딜로 해결했으며 신사업인 바이오와 자동차 전장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 집중했다.
▲ 총수 유고 사태를 맞은 삼성은 계열사 사장 중심의 집단경영체제를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
비주력 사업이었던 방위산업·석유화학 부문을 두 차례에 걸친 빅딜을 통해 한화와 롯데에 매각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합병했고 바이오와 자동차 전장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 집중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합병 자체가 이번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어 이를 포함한 개편 작업은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기 로드맵 구상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도 보류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 사례로는 최대 규모인 8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3년간 15개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등 장기 로드맵을 추진했다. 사물인터넷 (IoT) 개방형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클라우드 관련 업체 조이언트, 인공지능 (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등을 사들였다.

삼성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은 호황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은 독점 공급계약을 맺은 애플측에서 공급 물량 부족으로 중국 업체와 협의를 한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삼성측은 “임기제인 전문경영인이 대규모 투자와 M&A를 추진하는 데 권한과 책임에 한계가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설비 한 개 라인을 확장하려면 각각 10조원과 1조원 안팎을 투자해야 하는데 CEO의 결정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시설투자에 집행한 비용은 총 27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같은 과감한 투자는 총수의 용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자체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써는 논의 자체가 어려운 형편이 됐다.
삼성은 지난 2014년부터 순환출자 구조를 끊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해왔다.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전환은 최종단계로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유고 사태에서 삼성은 비상경영체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은 당분간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사장단 중심으로 경영을 꾸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장단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매년 3월에 해온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도 언제 시행될지 불확실한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청문회에서 해체를 약속했지만 총수 유고사태로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래전략실을 이끌고 있는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이 모두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여 과거와 같은 사령탑 역할을 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계열사 현안은 각자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갈 전망이다. 그리고 굵직한 사안은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간 협의 등을 통해 풀어가고 , 그룹 전반에 걸친 현안은 CEO 집단협의체 운영을 통해 논의해나가는 방식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2008년 조준웅 특검 수사를 받은 이건희 회장이 물러났을 때도 전문경영인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 갔으나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몇개 사업이 경쟁업체들에 따라 잡히는 결과를 감내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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