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국내 경제 위기 극복의 특징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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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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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경화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는 주요 선진국들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였다.

국내 경제는 2008년 4/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후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되면서 빠른 속도로 회복. 국내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로 지난 2008년 4/4분기 -3.4%를 기록한 후 2009년에도 1/4분기 -4.2%, 2/4분기 -2.2%로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하지만 2009년 3/4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되면서 4/4분기에는 6.0%의 높은 경기 회복세를 보였다.

더욱이 oecd 주요국들에 비해서도 매우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 지난 2009년 경제성장률은 한국이 0.2%로 미국 -2.4%, 일본 -5.0%, 영국 -4.8%로 나타나, oecd 주요국들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위기 극복 과정 평가

(한국 경제 안정 단계 진입) 2008년 12월 경제위기관리지수가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위기 상황으로 치달은 우리 경제는 이후 2009년 1월부터 지수가 다시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위기관리지수의 개념 : 현재 국내 경제의 위기 경로를 진단하고 위기 극복 상태를 평가하는 지수로 국내외 거시·미시 경제지표들을 지수화하여 현재 경제 위기 정도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관리하는 한편, 경제위기극복에 있어서 어느 정도 과정에 진입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경제위기관리지수 급상승 : 경제위기관리지수는 지난 2008년 12월 8.45로 최저 수준을 기록한 이후 2009년 1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2010년 1월에는 92.82를 기록, 외환위기 극복 당시(‘99년 8월, 90.00) 보다 높은 수준의 회복세를 보였다.

매우 안정 단계에 진입한 한국 경제 : 경제위기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5단계 구간(quantile) 분석 결과 2008년 8월 매우 위험 구간(1레벨)에 들어선 이후, 2009년 7월에 위기 구간(2레벨), 8월 보통 구간(3레벨), 9월 안정 구간(4레벨)을 거치며 매우 급격하게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정적인 경기 회복 기대) 2008년 12월까지 급격히 하락하던 경제위기극복가능지수는 2009년 1월 이후 반등,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72.4(2002년 5월) 보다 높은 86.2를 기록

경제위기극복가능지수는 금융, 기업, 가계 3개 부문에 있어서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수로 각 부문별 선행성을 나타내는 부문별 지표들로 이루어진 지수이다.

경제위기극복가능지수는 2008년 12월 25.0으로 직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반등, 2009년 1월에 26.4, 4월에 43.9, 7월에 60.8을 기록하며 빠르게 상승, 2010년 1월에는 86.2를 기록하였다.

가계 부문 위기극복가능지수는 2009년 1월, 32.1로 최악의 수준을 보인 이후 반등하여 2월에 36.1, 6월에 60.5, 10월에 87.5 를 기록하며 빠르게 증가 2010년 1월에 최고치인 100 까지 도달하여 놀라운 개선 상태를 나타냈다.

기업 부문 위기극복가능지수는 2007년 12월 직전 최고치인 93.7 을 기록한 이래 2008년 12월에는 32.6 까지 하락하여 최악의 상황을 보였으나 이후 반등하여 2010년 1월에는 최고치인 100까지 도달했다.

한편, 경제위기관리지수를 부문별로 보면 실물과 금융 부문 지수는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기업과 가계 부문은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경기 회복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존재했다.

실물과 금융 부문은 상승세 지속. 실물 부문 지수는 2009년 2월부터 상승세로 반전되면서 2010년 1월에는 100.0까지 상승하여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 또, 금융 부문 지수는 2009년 1월부터 상승세로 반전된 후 연중 상승하여 2010년 1월에는 85.6 까지 상승하여 13개월 연속 상승하였다.

기업과 가계 부문 지수 하락세 전환. 기업 부문 지수는 2008년 12월에 타 부문보다 빨리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지난 2009년 11월에는 82.4까지 상승하였으나, 12월에는 80.7, 2010년 1월에는 79.4로 하락. 가계 부문 지수도 2009년 2월부터 상승하여 12월에는 93.3까지 상승하다, 2010년 1월에는 92.9로 하락. 이처럼 최근 기업 부문 경제위기 관리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기업 채산성이 재악화되고, 수출과 내수 부문 출하 증가세가 둔화되었기 때문임. 또, 가계 부문 경제위기관리지수는 취업자 수가 감소한 가운데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외환위기 시와 비교를 통해 본 위기 극복 과정

외환위기 당시에는 세계 경기 호조 속에 수출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순수출 기여도가 높았던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세계 경기 동반 침체로 외수 부문과 내수 부문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재정 지출이 경기 회복을 선도

외환위기 시에는 설비투자와 고용 악화가 심화되면서 내수 부문이 크게 침체되고 수입도 급감한 반면 수출이 급증하면서 경기 회복을 선도함. 외환위기 발발 후 민간소비는 전년동기대비 2008년 1/4분기부터 4/4분기까지 -5~-7%p대 중반의 성장기여도를 보였으며, 건설투자는 약 -1~4%p, 설비투자는 -3~-5%p대 초반으로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효과. 하지만 재화와 서비스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동 기간 전년동기대비 2%p 초반에서 7%p 수준을 보임으로써 경기 회복을 견인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재화와 서비스의 성장기여도보다 정부 재정지출을 중심으로 한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부문이 경기회복을 주도. 2009년 1/4~4/4분기 동안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는 전년동기대비 0.2%p에서 1.1%p, 정부 재정지출 효과가 컷던 건설투자도 0%p에서 1%p를 기록. 반면 민간소비 성장기여도는 전년동기대비 2008년 4/4분기부터 2009년 2/4분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으며, 이후 3/4~4/4분기 플러스로 전환되었으나 이는 자동차 등록세 면제 등 정부 소비 진작 정책의 영향이 큼. 더욱이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의 성장기여도도 2008년 4/4분기부터 2009년 2/4분기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외환위기 시 경기 회복은 외수부문 주도로 이루어졌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정부 소비를 기반으로 내수 부문을 중심이 위기를 견인하였다.

외환위기는 외수주도형 내수 회복 : 외환위기 시 경기 회복은 선진국 중심의 세계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민간소비가 회복되는 이른바 외수주도형 내수 회복의 패턴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정부 소비 기반 내수주도형 : 정부소비 확대를 기점으로 건설투자가 살아나고,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 효과로 민간소비도 점차 회복세를 보였으나, 설비투자와 수출은 회복세가 미약하거나 지연. 건설투자의 경우 건설기성 민간부문의 전년동기대비 증감율은 2008년 4/4분기 -9.1%를 기록한 이후 2009년 3/4분기 -11.3%까지 4분기 연속 감소하였으나, 공공부문은 2009년 들어 두 자릿수 증가세가 지속됐다.

외환위기와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위기 극복 형태가 다른 가장 큰 원인은 대외 경제 여건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외환위기 시에는 아시아 주요 개도국을 제외한 선진국 및 세계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하면서, 세계 교역량도 증가세를 보인데다 특히,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출 경기가 빠르게 호전되면서 위기를 극복.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세계 경제 성장률은 1997년의 4.0%에서 2.6%로 다소 하락하였으나, 이는 아시아 주요 개도국들의 경기 급락에 의한 것으로 미국은 4.4%로 1997년 4.5%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유로지역과 영국의 경우는 1997년 각각 2.6%, 3.3%에서 2.8%, 3.6%로 성장률이 상승하였음. 한편, 세계 교역량 증가율은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들이 큰 폭의 마이너스로 전환된 반면 미국, 유로 등 선진국들이 증가세를 유지, 0.9% 감소에 그쳤다.

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세계 경기와 교역량 모두 급격히 악화. 2008년 하반기 들어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2007년 5.2%에서 2008년 3.0%, 2009년에는 -1.1%로 급락. 한편, 이로 인해 세계 주요국 교역량도 급격히 악화되었는데, 2009년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미국 -27.2%, 유로지역 -22.2%, 2009년 전체로는 중국, 일본, 한국이 각각 16.3%, 34%, 19.7% 감소했다.

이처럼 외환위기 시 수출이 빠르게 큰 폭으로 회복된 것은 환율 급등에 의한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됨. 외환위기 시에는 위기 발생 2개월 만에 원/달러 환율이 66.4%까지 급상승한데 반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위기 발생 6개월 후에 월평균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였으며 상승 폭도 29.3%로 외환위기 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외환위기 발생 후 수출은 환율 급등 효과에 힘입어 위기 시작 시점 기준 3개월 이후 급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기 회복을 선도. 반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시에는 환율 상승 폭도 외환위기 때보다 낮을 뿐 아니라 속도도 느리게 진행되었으며, 세계 경기가 동반 침체되면서 국내 수출은 큰 폭의 마이너스 증가세가 이어진다.

향후 국내 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의 견실한 회복,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같은 대외 여건의 변화에 따라 회복 속도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유럽 각국들의 국가부채 문제가 부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우려가 커 국내 외환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사전적인 대응을 지속해야 한다.

세계 금융시장 급변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 등과 같은 금융환경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인 정책 공조를 지속하고, 국내외 금융시장 위기조기경보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위기 파급을 사전적으로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최근 들어 국내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 불안 양상이 나타나는 등 국내 자산시장을 중심으로 불안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가계 부채 관리 능력을 제고시키는 한편 개별 가계에 대한 금융컨설팅 강화 등의 노력을 통해 가계 부채가 경기 회복은 물론 향후 지속성장에 대한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내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수출 증대 노력을 통한 외수부문의 확대가 절실하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경기 불안 양상이 재현될 경우에 대비하여 주요 신흥 개도국들과의 경제 협력을 가속시키는 등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 노력을 지속해야 함. 또, 기존 선진국 시장의 경우 마케팅 지원 강화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세계 경제의 불안 양상이 재현되고 있어, 국내 경제의 견실한 성장을 위해서는 외수 여건의 급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당분간 경기 회복에 있어서의 정부 재정 역할을 중시하면서 민간 소비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특히, 외환위기와는 달리 고용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소비는 물론 내수 기업의 투자 회복에도 어려움을 줄 가능성이 커 양질의 일자리 창출 노력을 강화하고 내수 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출구전략의 시기와 강도에 대해서는 국내 경기의 완전한 회복 시기와 정도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되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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