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KTX, 졸속 추진 문제 많다
2층 KTX, 졸속 추진 문제 많다
  • 이형근 기자
  • 승인 2017.03.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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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흑자 빌미로 밀어붙이지만 “기술적으로 문제” 비판론 많아
▲ 2층 KTX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한국 철도 산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진=연합)

코레일이 최근 가속도를 내고 있는 2층 KTX 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국토교통부에서 내놓은 '3차 철도산업발전계획'에서는 배제됐지만 코레일이 자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2층 KTX 사업은 경영 측면에서 '코레일에서 충분히 추진해볼만한 사업'이라는 찬성론이 있는가 하면 '2층 열차 개발에 필요한 지원부품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신중론도 적지 않아 다양한 의견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현재 분위기는 찬성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2층 KTX가 코레일의 흑자 경영에 필요한 자원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2층 KTX 제작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연구주체 구성이다.
국토부 철도정책과는 “MOU 참가자인 현대로템은 2015년 연구불성실로 판정돼 3년간 국가 연구개발(R&D)사업에 참여할수 없는 상태”라면서 “이번에 로템이 참여할 경우 관련규정을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층 KTX사업은 2015년 연구중단을 내렸는데 당시 심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2층 KTX추진에 문제있었다”고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당시 실패한 연구진을 데리고 연구를 하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들은 “홍순만 사장이 관련 계획을 조정도 안하고 개발을 시키다 퇴임하면 또 중단될지 모른다”면서 “그는 개발당시에도 철도공사는 구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관계자는 “홍 사장이 부임하면서 2층 KTX를 구매하겠다고 말을 바꾸고 로템, 철도기술연구원과 MOU를 맺은 것”이라고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이 사업은 MOU만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철도기술연구원과 로템은 빠져나가면 그만이지만 코레일에서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다”고 말했다.

2층 KTX 개발의 문제점은 또 있다. 국내에는 아직 차량 개발 관련 기초 기술이 부족하다. 이 분야 전문가는 “KTX 2층 열차가 개발되면 모터블록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며 “차량 크기가 커지고 무게도 늘어나는 만큼 거기에 맞는 출력을 가진 모터블럭을 개발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KTX산천에서 발생한 장애도 모터블럭 안정화가 문제였다. 또 차량 설계부분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차량 설계를 위해 TGV 2층열차(TGV 듀플렉스)를 벤치마킹해야 하는데 이것도 어려운 문제다.

결국 현실적인 해결책은 itx-청춘처럼 일부 2층열차로 운행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만약 열차 전체를 2층으로 운행한다면 가장 쉬운 해결책은 외국 기업에서 해당 부품을 주문해 사오거나 설계를 의뢰하는 것이지만 그만큼 철도 기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좀더 장기 프로젝트로 삼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또한 고가 구조물에 대한 대책도 지적됐다. 토목 전문가는 “고가구조물의 한계중량과 거기에 맞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 경영측면에서도 찬반이 맞서고 있다. 채일권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초빙교수는 “대한민국이 KTX-산천을 개발해서 성공적으로 고속철도 패스트 팔로워가 되었으나, 상용화된지 20년이 넘는 KTX의 2층 열차 개발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KTX 산천 이후 한국철도 산업내 추격형 기술 R&D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 사장의 2층 KTX가 기존 KTX와 비교해서 좌석이 45% 가량 늘어난다면 코레일의 경영 측면에서는 현명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코레일이 실제 수요자 측면에서 검토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술축적을 할 수 있는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현업 종사자들은 “2층 열차가 운행된다면 승객수는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층에 동작이 빠른 장정만 타지 않고 장애우, 고령자, 임산부도 탈수 있고 이들까지 모두 내려야 출발할 수 있다”면서 “10분만 연착해도 민원 사항이 빗발치는 것은 물론 그 시간이면 부산역에서 1층 KTX 2대 더 출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을 설계할 때 문을 더 넓히겠다는 대안 제시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 관계자는 “문을 넓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일정 크기보다 넓어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2층 KTX외에 오송~평택구간 민자철도 운영권 등 현안으로 집중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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