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팔자', SK하이닉스 '사자' 이유는
외국인, 삼성전자 '팔자', SK하이닉스 '사자' 이유는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3.05 14: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회환원정책 지출증가 우려…"SK하이닉스 PER 4배 저평가"
 
▲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사진은 지난 2월 23일 착공에 들어간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공장 EUV(극자외선)라인 조감도 (사진=삼성전자) 
 
역대 최대 실적 달성과 올해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홀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국내 반도체 2인자인 SK하이닉스를 외국인들은 지난달 초부터 단 이틀을 제외하고 연속으로 순매수하는 등 '진공청소기' 처럼 쓸어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을 선별해서 매수하고 있다. 그러나, 사상최대 실적에도 팔아치우는 종목도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를 올해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무려 2조6342억원 어치를 시장에 쏟아내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1위에 올려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가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같은 다른 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하고 SK하이닉스보다 고평가돼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 외국인들은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우리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도했다. 이미지는 5일 장중 매매주체별 삼성전자 순매수 현황 (이미지=황병우 기자, 자료=NH투자증권) 
 
▲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맥없이 추락하는 모습이다. 이미지는 5일 장중 삼성전자 주가 일봉차트 (이미지=황병우 기자, 자료=NH투자증권)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실적 13조 7213억원 보다 27.2% 증가한 17조4,5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상최대 실적을 새로 작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로 SK하이닉스의 실적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올해 들어 2월 말까지 외국인이 7,781억원을 매수해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이 됐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매도하고 SK하이닉스를 매수하는 이유로,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ER은 삼성전자가 7.23배, SK하이닉스가 4.24배다. 반도체 업종의 PER은 15배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부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되돌리기 위해 사회 환원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지출증가에 의한 삼성전자의 수익성 둔화 가능성 또한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매도에 의한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이 일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전자와 달리 외국인들은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우리 증시에서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매수했다. 이미지는 5일 장중 매매주체별 삼성전자 순매수 현황 (이미지=황병우 기자, 자료=NH투자증권)
 
▲ SK하이닉스 주가는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저평가 됐다는 평가다. 이미지는 5일 장중 SK하이닉스 주가 일봉 차트 (이미지=황병우 기자, 자료=NH투자증권) 
 
3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서버용 D램(DDR4 16GB RDIMM) 제품의 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대비 34% 오른 16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품 용량 기가비트(Gb)당 평균 가격도 지난 2월에 1.25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0.94달러보다 33%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상당히 큰 규모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시장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소비자 시장에서 기업용 서버, 데이터센터 등 기업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D램 공급업체들의 서버용 D램 매출은 지난해 3 분기와 비교해 13.9% 증가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에도 서버용 D램 공급 부족과 수요 폭증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와 달리 PER이 4.24배에 불과해 삼성전자 대비 저평가 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SK하이닉스)
 
한편, 삼성전자는 모바일용과 서버용 반도체 제품에서 압도적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4분기 모바일 D램에서는 56.6%, 서버용 D램은 46.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모바일 25.9%, 서버용 제품 31.4%를 차지했다. 마이크론은 16%, 22.4%에 그쳤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해 초부터 중국의 모바일 D램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메모리 업황에 대한 논란과 걱정이 계속 되고 있다"며, "그러나,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서버의 견조한 수요로 수요 부진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2%포인트 하락했으나, D램 빅3와 후발 업체들의 기술력과 투자 여력 차이가 더욱 확대되면서, 기존 빅3의 점유율은 더욱 증가했다"며, "2017년 상위 3사의 HHI는 3314로 대단히 심한 과점 상태가 유지 중이며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연구원이 언급한 HHI(허핀달-허쉬만 지수)는 시장 독과점 지표로, 1500을 넘으면 독과점 시장으로 분류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지난 1월말 삼성전자가 발표한 액면분할로 인해 5월 중순 이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5~6만원 선이 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보이는 착시효과로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