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7일 OECD 국가를 대상으로 경제력집중도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대기업 경제력집중도(매출집중도, 자산집중도)는 OECD 회원국 대비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전경련은 "한국의 10년간 경제력집중도 추이 역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여, 경제력집중 억제를 중심으로 한 현행 대기업 규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0년 기준 S&P Capital IQ에서 산출 가능한 기업을 대상(금융사 제외·공기업 포함)으로 했다. 이에 OECD 가입 38개국 중 2020년 기준 조사대상 기업 데이터가 1천개 미만인 19개국은 제외(제외 국가: 아이슬란드, 스위스, 터키, 뉴질랜드, 멕시코,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 칠레, 슬로베니아, 이스라엘, 에스토니아, 콜롬비아, 라트비아, 코스타리카, 룩셈부르크, 그리스, 리투아니아)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기업 매출액 중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19개국 중 15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G5 국가 중 미국(11위), 일본(12위), 독일(8위), 프랑스(10위)보다 낮으며 한국과 GDP가 비슷한 캐나다(3위), 호주(7위)보다 낮은 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통계청에 따르면 GDP는 한국 1조6천382억달러, 캐나다 1조6천434억달러, 호주 1조3천309억달러이다.
한국의 30대 기업 매출집중도 역시 OECD 19개국 중 14위, 10대 기업 매출집중도는 11위를 기록해 역시 OECD 회원국 중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체 기업 자산총액 중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한 100대 기업 자산집중도 역시 OECD 19개국 중 15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과 GDP가 비슷한 캐나다(3위), 호주(4위)보다 낮은 기록이며 G5 국가 중 프랑스(8위), 독일(10위), 일본(12위)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10대 기업 자산집중도를 비교했을 때도, 한국의 30대 기업 자산집중도 는 OECD 19개국 중 15위, 10대 기업 자산집중도는 13위로 OECD 회원국 중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위 대기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1년~2020년 간 한국의 매출집중도를 조사한 결과, 100대 기업 매출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58.1%에서 2020년 45.6%로 12.5%p 감소했다. 같은 기간 10대 기업 매출집중도 역시 26.1%에서 19.6%로 6.5%p 감소, 30대 기업 매출집중도도 42.1%에서 31.1%로 11.0%p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10년간 한국 전체기업 자산 중 상위기업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하락했다. 100대 기업의 자산집중도는 2011년 59.1%에서 2020년 50.6%로 8.5%p 감소했다. 같은 기간 10대 기업 자산집중도는 27.9%에서 24.2%에서 3.7%p 하락했으며, 30대 기업 역시 42.1%에서 36.3%로 5.8%p 하락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우리나라 대기업 경제력집중도가 높다는 인식을 근거로 상호출자제한, 채무보증금지, 계열사간 거래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OECD 비교 결과 한국의 대기업 경제력 집중도는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며, 최근 10년간 경제력 집중 추이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세계 주요국들에 비해 대기업 경제력 집중이 높지 않으며 오히려 낮은 수준인 만큼, 경제력 집중 억제를 중심으로 하는 현 대기업 정책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