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100 이상에서의 단기 하락폭은 메르스 사태(-19.4p, 2015년 3월 103.7→ 7월 84.3) 이후 최대
제조업(82.5)·비제조업(91.4) 3개월 연속 동반 부진
자금사정(89.6)·채산성(89.6)은 고금리·고환율로 2020년 8월 이후 24개월 만에 90선 아래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과 러-우 전쟁 등으로 경제침체가 현실화 됨에 따라 8월 기업들의 경영환경 전망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8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86.9를 기록하여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경기 BSI가 9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10월(84.6) 이후 22개월 만이다. 특히 8월 제조업 BSI는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위축으로 지수 값이 80대 초반인 82.5까지 밀렸다.
전경련에 따르면 중국 GDP증가율(전년동기비)을 보면 올 1분기 4.8%에서 2분기 0.4%로 큰 폭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2020년 1분기 이후 최저치이다. 지난 19일 연은에 따르면 미국 GDP증가율(전기비 연율)은 1분기 -1.6%, 2분기 -1.6%(전망치)로 나왔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전경련은 “올해 들어 BSI가 3월(102.1)을 고점으로 5개월 만에 15.2p(3월 102.1 → 8월 86.9) 급락했는데, 이는 2015년 메르스 확산 당시(2015년 3월~7월)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2015년 메르스 확산 당시 BSI는 고점 대비낙폭 -19.4p 기록(2015년 3월 103.7 → 7월 84.3)이다.
업종별 8월 BSI는 3개월 연속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이 동시에 부진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모두 3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경련은 고물가 지속, 금리인상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세부 산업별 8월 BSI를 살펴보면,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기업이 포함된 전자·통신장비업(107.1)과 의약품(100.0)만 기준선 100이상을 기록했으며, 비제조업은 호조 전망(기준선 100 초과)을 보인 산업이 전무(全無)했다.
조사 부문별 8월 BSI를 살펴보면, 2개월 연속으로 고용(103.4)만 유일하게 긍정 전망이 유지됐으며, 나머지 부문 모두(자금사정 89.6, 채산성 89.6, 내수 89.9, 수출 93.9, 투자 98.2, 재고 105.2)는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상회할 경우 부정적 전망(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이 중, 채산성(89.6)과 자금사정(89.6)은 2020년 8월(채산성 85.1, 자금사정 88.3)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으로 90선 아래로 하락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데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에 따른 원자재 수입단가 상승이 기업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악화될 위험성이 커졌다”면서, “기업의 세 부담 경감으로 비용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함으로써 민간경제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