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효모 발굴, 제빵 상용화에 성공…허영인 회장의 집념 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된 식량 위기에 이상 기후까지 더해져 농가 피해가 확산되면서 식량 위기가 전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허영인 SPC 회장의 우리밀 사랑이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사료용을 포함한 국내 곡물 자급률은 약 20%로, 90% 이상의 자급률을 보이는 쌀을 제외하고 밀, 옥수수, 콩 등 대부분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밀은 국내 소비량의 99%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허영인 회장이 이끄는 SPC그룹이 파리바게뜨, SPC삼립 등의 브랜드를 통해 ‘우리밀’ 소비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SPC삼립은 새싹보리 단팥호떡, 우유버터롤, 감자치즈팡, 유자만쥬 등 국산밀 베이커리 4종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와 ‘국산밀 소비 활성화 협약’을 체결하고 국산밀을 활용한 신제품을 개발해 선보였다.
허영인 회장은 오래 걸리더라도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우리밀’로 만든 경쟁력 있는 진짜 ‘우리빵’을 만들어 보자고 독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영인 회장의 주도 아래 SPC그룹은 우리밀 빵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왔다.
SPC그룹은 2008년 국산밀 전문 가공업체 ‘밀다원’을 인수하며 국산밀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군산, 김제, 해남, 강진, 부안, 하동지역 등 주요 밀 생산지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꾸준히 국산밀을 수매해 왔고,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SPC삼립 등을 통해 국산밀 제품을 선보였다. 제품의 특성에 부합되는 밀품종을 개발하고 제품화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SPC그룹이 2008년부터 사용한 국산밀은 약 6만톤으로, 연 평균 4천톤 규모다. 국산밀 생산량이 1만 7천톤(2020년 기준) 임을 감안하면 SPC그룹은 40% 이상을 꾸준히 소비해 온 셈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국산밀은 수입밀에 비해 약 3배 가량 가격이 비싸고 제빵 적합성 또한 떨어져 상품화 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국내 농산물의 안정적 수요에 힘을 보태기 위해 꾸준히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허영인 회장의 집념 아래 SPC그룹은 2016년에 제빵에 필수적이지만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던 효모를 전통 누룩에서 발굴하고 제빵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러한 성과 역시 빵의 핵심 요소인 효모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기초연구에 꾸준하게 투자를 해온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효모로 만든 우리만의 빵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허영인 회장의 생각이었다. [파이낸셜신문=조경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