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에서 수술용 로봇이 돈을 얼마나 벌었나?
[기고] 중국에서 수술용 로봇이 돈을 얼마나 벌었나?
  • 파이낸셜신문
  • 승인 2022.08.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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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로봇 수술에 관한 뉴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로봇 수술 비용은 왜 이렇게 비싼 것인지, 또 중국에서는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하는 사람들은 매우 적다.

실제로 중국에서 임상 보급이 가장 많이 진행된 수술용 로봇은 미국 인튜이티브회사의 다빈치 수술용 로봇으로 한 대에 인민폐 2000만 위안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자금이 풍부한 대형병원이나 첨단의료시설을 갖춘 곳에서만 대량으로 들여올 수 있다.

김종우(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김종우(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또 수술용 로봇은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비싸다. 이로 인해 중국 국민 대부분은 수술용 로봇에 대해 다소 낯설어 하는 분위기이다. 아직 보편화가 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모습이다.

다빈치 수술용 로봇은 미국 상장사 인튜이티브의 주력 제품으로, 그 창업자 모어는 일찍이 전쟁터에서의 원격 수술 실험, 항공기 제어 등의 기술을 응용하여 제품을 개발했다. 모어가 수술용 로봇에서 이룩한 성과는 애플 스티브 잡스가 모바일에서 쌓아 올린 신화와 대등하게 평가받고 있다.

1995년부터 세 개의 수술용 로봇 상장회사를 잇달아 세운 모어는 마침내 연조직 수술용 로봇개발사 아우리스(Auris)까지 창업한다. 2019년에 아우리스가 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에 의해서 미화 34억 달러에 인수되면서 모어는 존슨 앤드 존슨(Johnson & Johnson) 병원의 최고개발책임자가 된다.

그의 수술용 로봇 제품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강안경, 정형외과, 혈관삽입이 그것이다. 그 중 강안경 로봇은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부류로 외과 수술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다. 산부인과, 훙과(흉부외과와 내과 포함) 및 일반외과를 포함한다.

강안경 수술용 로봇이 수술용 로봇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2021년의 시장 규모는 미화 70억 달러에 육박한다. 이것 역시 다빈치 수술용 로봇이 강점을 지닌 분야이다.

다빈치 수술용 로봇이 2000년 정식으로 개발 및 상장된 후, 특허권과 선점 효과를 등에 업고 다빈치 수술용 로봇회사는 줄곧 20년 동안 시장을 장악해 왔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인튜이티브회사의 영업 수익은 미화 57.10억 달러인데, 총이익이 44.43억 달러, 순이익이 18.07억 달러로 전세계 시장의 점유율이 60%에 이른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다빈치 수술용 로봇은 돈을 얼마나 벌었을까? 중국에 진출한 이래 16년이 경과 하였는데, 다빈치회사가 중국 국내 수술용 로봇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 왔는지, 현재 더 발전된 상황은 어떠한지 대략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결론의 하나를 언급하면 다빈치 수술용 로봇이 중국에 진출한 지 16년이 흘렀는데 적수가 없다. 2007년 중국 최초의 다빈치 수술용 로봇이 중국 인민해방군 종합병원에 설치되었고, 당시 가오장칭 원사가 중국 최초의 로봇 심장 수술팀을 조직하여 최초의 로봇 심장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중국 내 등급이 가장 높은 33개의 병원에서는 로봇이 수술을 진행할 경우, 원칙을 정한 바 있다. 로봇 수술을 진행하는 외과의사는 풍부한 임상 경험이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로봇회사의 관련 훈련을 거쳐 자격을 획득해야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빈치회사의 표현에 따르면 최초의 로봇 수술의 성공은 중국시장의 첫 출발을 알리는 작은 발걸음이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다른 비즈니스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외자회사인 친덱스 인터내셔널이 정식으로 다빈치 수술용 로봇을 도입하고 중국 국가식품의약품 감독관리국의 등기 인가를 획득했는데, 睦家医院(무쟈병원: United Family Healthcare)이 친덱스 인터내셔널의 모회사이자 중국 최초의 외국대사관 지정병원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다빈치회사 판매량의 질적 변화는 2011년에 발생한다. 중국 국내 상장회사 푸싱 제약회사(复星医药)와 친덱스 인터내셔널이 각자의 의료기기 업무를 합병하여 중국에 합자회사를 설립했고, 푸싱회사가 다빈치 수술용 로봇의 중국 국내 8년 독점권을 획득하게 된다. 2014년 푸싱 제약회사는 친덱스 인터내셔널의 전면 사유화에도 참여한다.

2021년 11월 기준으로 다빈치회사는 여전히 중국 내 유일하게 강안경 수술용 로봇 자격을 획득한 회사로 남아 있다. 즉 중국 내 적수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다빈치회사의 중국 내 판매가격은 전세계 시장 평균 가격보다 배 이상 비싸다. 다빈치 수술용 로봇용 판매 제품은 Si 및 Xi, 두 가지 시리즈가 있는데 판매가격은 각각 미화 250만 달러와 360만 달러에 해당한다.

가격만 비싼 것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수입원은 다른 곳에 있다. 즉 회사 방침 상 수술용 로봇을 10회 사용하면 기기를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에 미화 2천 달러가 소요되며, 기기 유지 비용이 매년 미화 8만 달러에서 17만 달러 가량 필요하다. 복덩어리가 저절로 굴러들어오는 형국이다.

그러나, 다빈치 수술용 로봇의 중국 내 발전의 최대 장애물은 환자와 정부 당국의 감독 두 가지이다. 다빈치 수술용 로봇을 사용하는 데에 필요한 수술 비용과 기계 사용료는 전통의 복강경 수술 비용보다 5%에서 25% 정도 비싸다. 중국에서 현재 상해와 절강성에서 소규모로 시범 운영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직 수술용 로봇은 의료보험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이 환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다.

중국정부의 감독 또한 2018년 이전에 다빈치 수술용 로봇은 중국에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책임 지고 관리를 담당하였다. 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높은 자격을 갖춘 병원에서만 비로소 다빈치 수술용 로봇을 들여올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것은 역으로 자금력이 좋고 고급인재가 몰려 있는 첨단 민간 병원을 제외하면, 환자가 훨씬 더 많고 이윤이 더 좋을 수 있는 국립병원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할당을 하고, 의료단체와 의사와 간호 인력 모두 일정 수준 이상 되어야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의료용 기기의 중국 내 판매의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빈치 회사의 막강한 영향력은 최근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미세한 변화도 시작되고 있다. 2021년 10월 이래 중국 국내 쑤저우(蘇州) 캉둬 로봇회사와 상하이 마이크로포트 메드봇(그룹) 주식회사, 메디컬 폴리머회사가 관련 중국정부의 인가를 획득하고 경영을 전개하여 두각을 나타내었는데, 다빈치의 절반에 해당하는 저가를 무기로 가격 경쟁을 펼치면서 선전하고 있다.

상기 사실들을 종합하면 답은 분명하다.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창의력, 완벽한 서비스, 대체 불가능한 영향력과 품질이 호응을 얻는다면 전세계 국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과 미국이 정치·외교 및 경제 분야에서 상호 견제하면서 파열음을 내는 와중에도 중국인들의 애플 아이폰 구매는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잘 새겨야 한다. 정말 마음에 드는 제품과 독창적인 기술력이라는 창이 장벽이라는 방패도 뚫어 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 더 강한 장벽이라는 방패가 등장할 수도 있지만, 더 강한 창 또한 등장하기 마련이다.[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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