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을 위한 기본법을 갖췄나
지식산업을 위한 기본법을 갖췄나
  • 전대열 객원 대기자
  • 승인 2010.07.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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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가 수많은 국민을 거느리고 다스려야 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법이다. 법의 규정 없이는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법이 없는 사회생활을 상상해보라. 모든 게 약육강식일 수밖에 없다. 동물의 세계다. 힘이 있는 자가 약한 자의 모든 것을 빼앗아가도 항의조차 할 수없다. 죽이고 살리는 것은 오직 강자만의 권한이다. 살아남으려면 강자와 만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내버려둘 강자가 아니다. 굳이 쫓아와 못살게 군다. 보금자리를 짓밟고 쫓아내기도 하며 배가 고프면 잡아먹어도 그뿐이다.

이성이 통하지 않고 규칙이 없으니 제멋대로 해도 어느 누구도 상관할 수없다. 만일 인간의 영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하면 그는 당장 형벌의 대상이 된다.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이 있어 즉시 잡아가두고 재판을 받게 만든다. 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사회생활은 유사 이래 법이라는 이름으로 금지와 규제를 해왔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행위를 억누르는 일이어서 불편하기 짝이 없을 때도 있다. 투정을 부리고 싶을 때도 생긴다. 그렇다고 법을 폐지하고 제멋대로 살라고 하면 한 시도 살아갈 수없음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이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옥죄이는 법을 만드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훌륭한 방편임을 깨달았다. 그래도 범죄는 그치지 않는다. 어린 아이를 성폭행하고 강도질도 비일비재로 발생한다. 벼락부자가 된다고 사기도 친다. 힘없는 사람은 폭행을 당하고 상처를 입는다. 살인행위도 자주 발생한다. 이런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형사법이 있으며 재산을 가로챈 사기사건 등은 처벌과 배상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행위는 연면히 계속되어 왔다.

아무리 강한 법률을 만들어놔도 이를 빠져나가려는 범죄의 몸부림은 그칠 줄 모른다. 태어나면서부터 착하다는 성선설과 악하다는 성악설은 평행선을 그으며 수천 년 동안 논쟁의 초점(焦點)이 되어 왔으며 지금도 계속된다.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법률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어기고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아직도 법이 없는 분야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세계는 경제전쟁 중이다. 각국정부의 관심은 온통 경제뿐이다.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실리를 추구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은 아직도 사회주의를 기조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개혁과 개방을 통하여 시장경제에 함입되어 있다.

그 성과도 눈부시다. 사유재산 인정으로 부패지수는 높지만 국민소득 역시 엄청나게 올랐다. 특히 중국은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거대시장을 형성하면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미국이 1위라지만 중국의 가장 큰 채무국이다.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모든 생필품의 저가수출이 그 비결이다. 언젠가 중국의 식품을 사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미국가정을 상대로 실험을 한 일이 있는데 1주일 이상은 무리라는 결론이 났다.

엄청나게 넓은 농토와 풍부하고 값싼 노동력으로 실물경제를 압도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게 2위 자리를 내준 일본이나 한국은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승부를 가름해왔다. 미국 역시 축적된 부를 바닥에 깔고 있기 때문에 많은 상처를 입고 있으면서도 기술면에서만은 아직도 세계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실태를 관찰할 필요가 생긴다. 한국은 언필칭 it 최고 강국이라고 자부한다. 반도체를 석권하고 있으며 컴퓨터와 휴대폰 등 앞서나가는 분야가 많다.

정신적 창작물에서 앞섰지만 뿌리가 깊지 못한 게 탈이다. imf에서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전 국민들이 자진하여 금 부치를 내놓은 정경은 세계를 놀래게 만들었다. 2년 전 미국에서 건너온 금융위기가 발칵 뒤집어놨지만 한국은 가장 빨리 이를 극복했다. 이명박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돋보인 대목이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만 한다.

굴뚝산업에서 소프트웨어 쪽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상위 500대 기업의 자산구조는 이미 특허권, 상표권, 저작권 등 지식재산이 80%나 된다. 부동산과 유체동산은 불과 20% 안팎이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재산이 주식값을 좌우한다. 산업디자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극본, 특허, 반도체칩 등 전문지식 분야가 더 중요해졌다. 휴대폰에서 엄청난 로열티를 챙긴 퀄컴사나 장미 한 송이를 꽃피우는 신품종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를 총체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해야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 지식산업을 보호하는 일은 창작물에 대한 재산가치의 인정이다. 이를 기업화하는데 따른 절차와 보호기능은 특허법 등에 규정이 있겠지만 지식산업의 확장과 거대화에 따른 기본법은 아직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 등은 이미 이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수립을 완료하고 법률제정 등으로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들과의 치열한 대결과 경쟁구도를 마다할 수 없는 한국에서도 창작물을 위한 지식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정부와 국회차원의 정책수립과 법률제정이 시급하다고 하지 않을 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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