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 필요"
자본연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 필요"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3.04.13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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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자본연·거래소,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 방안' 정책 세미나
금융위 부위원장 "기관별로 ESG 평가 등급 상이해…기업의 개선 동기 약화시킬 수 있어"

국내 ESG 평가기관이 내리는 ESG 평가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려면,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한 'ESG 평가시장 투명성·신뢰성 제고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견해가 나왔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3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ESG 평가 가이던스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영빈 기자)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3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ESG 평가 가이던스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영빈 기자)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신용평가가 기업의 재무적 위험을 평가하듯이, ESG 평가는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들을 기업의 가치평가에 고려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며 "최근 ESG 투자 활성화 추세에 따라 ESG 평가기관의 역할과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ESG 평가시장에 대한 우려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ESG 평가기관마다 평가 결과가 상이해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평가 결과의 과도한 차이(divergence)는 ESG 평가의 본질적인 목적인 기업의 ESG 활동(activities)과 그 성과(performance)에 대한 판단 기반 나아가 기업의 ESG 성과개선 동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 부위원장은 "IOSCO, OECD와 같은 국제기구들은 ESG 평가기관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하고 이해상충 방지장치를 마련토록 요구하는 한편, 각국 정부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도 ESG 평가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내부통제기준 마련과 이해상충 방지조치를 통해 ESG 평가시장의 신뢰성을 제고하는 한편, ESG 평가 프로세스에 대한 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시·평가·투자로 이어지는 ESG 생태계 전반에 대해서도 제도를 정비하겠다"며 "ESG 공시 정보는 ESG 평가의 기초가 되는 기업의 ESG 활동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큰 만큼, 2025년부터 적용되는 ESG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위원장은 "ESG 평가시장에 대해 초기인 만큼 시장의 자율성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해 보다 강화된 규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두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는 ESG 평가시장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성 존중과 투자자 신뢰 확보가 서로 상충되는 가치라고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인형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ESG 평가시장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ESG 평가시장을 위한 가이던스' 주제 발표에서 "ESG 평가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현재 국내·외적으로 ESG 평가시장은 평가기관 간 차이문제, 표준화 부족, 평가기준에 대한 투명성 부족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국제적으로도 지난 2022년 12월 최초로 행동규범을 도입한 일본을 비롯해, 영국, EU 등에서 행동규범 제정을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도 ESG 평가기관과 임직원이 ESG 평가 업무 수행에 있어 준수해야 할 기준과 절차에 관한 가이던스가 필요하다”며 "가이던스에는 내부 운영지침 마련, 객관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평가등급 결정, 평가방법론의 투명한 공개 및 이해상충 방지체계·내부통제 절차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우선 자율규제 등을 통한 연성 규제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법제화는 시장 상황과 국제 동향을 보아가며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제 발표 후 토론 참석자들도 ESG 평가를 위한 가이던스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윤철민 대한상공회의소 실장은 "기업들이 ESG 평가의 일관성 결여와 피드백 부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런 내용들이 가이던스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장은 "민간의 평가 기준을 정부가 직접 규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평가기관들이 평가방법론 등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석 연세대학교 환경금융대학원 교수는 "최근 주요국에서도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행동규범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는 원칙에 입각해 상황에 따라 판단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투자자도 이를 감안하여 평가 결과를 활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토론자들의 의견 청취 이후 김광일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오늘 정책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ESG 평가시장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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