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에너지 대전환의 시작" 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공장'에 시선집중
[르포] "에너지 대전환의 시작" HD현대일렉트릭 '스마트공장'에 시선집중
  • 황병우 기자
  • 승인 2023.11.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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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경영', '선제적 투자' 등 체질 개선 집중으로 성장 발판 구축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도래 맞아 글로벌 전력시장 본격 공략
친환경·특수 변압기 제품 개발로 시장 공략…스마트 시스템과 설비 구축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내부 작업장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내부 작업장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2020년 이후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주요 환경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기존 화석연료 에너지에서 신재생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르면서 HD현대일렉트릭이 역대급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확산되어가고 있는 '에너지 대전환'이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사용체계를 전환하는 것으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배출 절감, 에너지안보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대전환’은 전력 및 에너지 산업의 전기화(Electrification), 신재생 발전 및 친환경 제품의 수요 증대, 에너지 변환 및 효율화 기술 확대를 야기한다. 전력 소비의 폭발적 증가와 태양광·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확대는 새로운 전력망의 구축을 요구하고 있으며, 전력기기 업계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망 구축(변압기, 고압차단기), 분산전원 확대(배전기기), 전동화 트렌드 확산(회전기) 등에 필요한 핵심 전력기기의 생산과 공급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대전환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일 울산 스마트 공장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사업장을 공개하며 현재 공장의 운영 상황과 전력기기가 조립되는 모습은 물론, 향후 경영 계획과 시장 대응 방안 등을 공유했다.

2017년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가 인적분할해 출범한 HD현대일렉트릭은 2019년부터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과 전사적 경영혁신활동(H-DNA) 추진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갔다. 

새로이 취임한 조석 사장이 개선 작업 전반을 직접 챙겼으며, 기존 매출 중심의 외형적 성장 전략을 과감히 버리고, 충분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과감히 포기해 적자 수주의 부담을 줄여나갔다. 

2019년도에는 알라바마 변압기 생산 공장의 증설을 완료했고, 2020년 울산 500kV 변압기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마치는 등 경영위기 속에 증설에 나서는 과감한 투자도 단행했다. 이와 함께 미국 현지 영업력 강화를 위해 2020년 아틀란타 판매법인도 설립했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공장은 500kV 스마트 공장, 800kV 공장, 400kV 공장, 300kV 공장까지 총 4개 공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500kV 스마트 공장은 기존 공장을 지난 2018년 철거하고 2020년 새롭게 완공한 최신형 공장이다.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외부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외부 전경 (사진=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레이아웃은 크게 총 4개의 Bay로 나뉘며, 생산 효율화를 위해 각 Bay별로 작업 특성에 맞춰 공정을 분리해 운영 중이다. 공장 내부에는 대규모 공조 설비를 구축하고, 각 Bay 별로 이중도어와 간실을 적용해 변압기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온습도와 이물질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우선 거대한 이중도어와 간실로 구성된 공장문을 통과 후 내부로 들어서면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철심자동적층설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변압기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인 철심 조립에 쓰이는 특수 설비"라고 HD현대일렉트릭 양재철 상무는 설명했다.

마치 로봇팔 같은 핸들러(Handler) 0.23mm~0.3mm 두께의 얇은 전기강판을 길이, 형상대로 절단하고 도면에 맞춰 절단품을 겹치게 쌓아올려 원형 형태로 조립하는 적층 공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적층이 완료된 철심 구조물은 스스로 바인딩되어 크레인 없이 수직으로 세워진 후 다음 단계로의 이동을 준비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초대형 변압기의 철심을 자동으로 '적층-바인딩-기립' 시키는 철심자동적층 설비를 먼저 도입했다. 해당 설비 사용 이전에는 4~6명의 작업자가 손으로 직접 철심을 쌓아 올렸던 공정을 현재는 1~2명의 검사 인력만 투입할 만큼 공수가 줄었다. 

또 크레인으로 철심을 세우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발생하던 철심 손상도 설비 사용 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는게 HD현대일렉트릭의 설명이다. 에어쿠션(Air Cushion) 시스템과 무궤도 이송장치(Rail-less Car)를 활용해 각 Bay 간 물류 이동 방법을 개선한 것도 스마트 공장의 특징 중 하나다. 

주로 크레인과 중앙대차(Rail Car)를 사용해 무거운 자재와 제품을 운반하던 과거에 비해 생산 대기 시간이 71% 절감됐고, 기존 크레인은 조립 작업에만 집중 사용함으로써 작업 능률이 증대됐다. 자재를 바닥 이송 형태로 운반하게 돼 작은 안전 사고조차도 사라졌다.

공장 5층에 위치한 통합관제센터에선 IT시스템을 기반으로 설비와 공정 관리, 생산현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통합관제센터는 현재 무인으로 운영 중이며, 관리 시스템이 실시간 자동으로 제어하다가 문제 발생 시 관리자에게 모바일 알람을 주어 해당 관리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모바일 또는 PC로 즉시 확인 및 조치가 가능하도록 운영되고 있다. 

작업장에서 눈에 띄는 점 중 또 하나는 기존 청사진이나 도면이 사라진 자리를 대화면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1년 들어 변압기 시장이 다시 호황기를 맞으며 수주량이 급격히 늘어나자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변압기 설계를 2D에서 3D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 변압기 스마트 공장 시험실 전경, 변압기 스마트 공장 키오스크 작동 모습, 변압기 스마트 공장 통합관제센터 (사진=HD현대일렉트릭)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스마트 공장 철심자동적층설비, 변압기 스마트 공장 시험실 전경, 변압기 스마트 공장 키오스크 작동 모습, 변압기 스마트 공장 통합관제센터 (사진=HD현대일렉트릭)

이와 함께 설계 일정과 설계 데이터, 도면 품질을 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을 개발하고, 공장 내 키오스크를 통해 이를 바로 연결해서 보니 불필요한 출력도 줄고, 생산 담당자들이 정확한 설계 정보를 즉각 확인함으로써 공정 대기 시간도 축소됐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3분기 매출 6천944억 원, 영업이익 854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125.9%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률은 12.3%에 이른다. 2017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처음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률 10%대를 돌파,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이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 및 유럽 변압기 시장 호황에 따른 변압기 수요 증가를 단기간 내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4년까지 울산 변압기 공장과 미국 알라바마 법인의 변압기 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대키로 결정했다.  

먼저 울산 변압기 공장은 기존의 철심 공정 레이아웃 재배치를 통해 총조립 공간을 추가 확보하는 방법으로 공정 효율을 높인다. 철심 공정은 새로운 공장을 신축해 공정을 한 곳으로 통합 운영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알라바마 법인은 보관창고 및 야적장 신축을 통해 총조립 공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투자 비용은 약 180억원 이며, 2024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총조립 공정 부지 확보에 따라 알라바마 법인은 연간 800억원의 매출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조석 사장은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회사 상태는 상당히 좋다"면서 "전형적인 제조업, 그 중에서도 조립 제조업으로 공장 운영과 인력 문제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아직까지 잘 극복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미국 시장도 중동 시장도 HD현대일렉트릭이 당분간은 잘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향후 새로운 산업 분야까지 해서 10년, 100년 더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니까 더 많은 성원을 보내 주시면 앞으로도 잘해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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