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2023년 본격적 침체국면 진입...경기 변동성 완화에 주력해야"
현대硏 "2023년 본격적 침체국면 진입...경기 변동성 완화에 주력해야"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12.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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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본격적인 수출-내수 동반 침체의 시작-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2년 4분기)' 발표
"경제정책 최우선 목표 '물가 안정' 아닌 '불황 극복'에 둬야"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 한국 경제는 경기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향후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 안정이 아닌 불황 극복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본격적인 수출-내수 동반 침체의 시작-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2년 4분기)'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선행지수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 진입을 예상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민간소비의 활력 약화와 외수(순수출) 부문의 위축으로 올해 2분기의 전기대비 0.7%에서 0.3%로 하락했다.

이는 고정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전분기 대비 확대(2분기 0.1%p → 3분기 0.9%p)했으나, 민간소비의 기여도가 축소(1.3%p → 0.8%p)되고, 순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1.8%p)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가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연구원은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장기간 하락세를 지속 중인 가운데, 10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더 이상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9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 전환점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미래 경기 방향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2021년 6월(101.9p) 정점을 형성한 이후 하락 추세를 지속하면서 이미 경기 하강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더하여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10월에 들어 102.4p(9월과 동일한 수준)를 기록하며 반등 추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볼 때, 현재 한국 경제는 경기 전환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현재 한국 경제에는 세계 경제 불황에 따른 수출 침체, 국지적 리스크 재확산에 따른 공급망 불안, 고금리에 따른 내수 시장 위축 등의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먼저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지면서 수출 경기의 급랭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제 기관들은 일제히 2023년 세계 경제 상황이 코로나 이전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IMF와 OECD의 최근 경제 전망 보고서의 공통점은 2023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2022년보다 크게 하락한다는 것과 개도국/신흥국보다 선진국 경제성장률의 하락 폭이 더 크다는 점이다.

특히, OECD의 자료에서 2023년 세계경제성장률은 2.2%로 2013~19년 연평균 증가율 3.4%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2023년의 전반적인 글로벌 경제 활력은 상당히 취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향후 세계 경제의 불황과 교역 시장의 수요 위축이 현실화되면서 우리 수출 경기의 침체 국면 진입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연구원은 예상했다.

다음으로 연구원은 2022년 말 2023년 초의 시기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및 중국의 방역 상황 등의 불확실성으로 공급망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어, 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럽 천연가스 가격(ICE TTF 선물, EUR/Mwh)은 11월 25일 현재 124.4유로로 지난 8월 26일 연중 최고치 339.2유로보다는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럽 지역이 에너지 성수기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경우, 가스, 석유 등의 에너지 부문을 중심으로 원자재 시장 전반의 공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확진자수 급증과 도시봉쇄 조치로 중국 내 물류망이 단절되면서 중국산 원부자재 조달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22년에 들어 세계 펜데믹 상황은 안정되는 추세이나,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신규확진자수를 보면 지난 11월 23일 5만5천616명으로 코로나 펜데믹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 4월 14일(2만9천520명)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가 이러한 방역 상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주요 도시 봉쇄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중국산 중간재 조달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원은 과도한 금리 상승의 속도에 민간 경제주체들이 적응할 시간이 없어, 가계의 소비 심리가 악화되고 기업 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되면서 소비와 투자가 동반 침체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고금리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이 급증하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위축되고 소비 심리가 악화되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금리 선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10월 현재 3.98%로 1년 전(2021년 10월 1.29%) 대비 3배가 급등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과 경기 불황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6월 기준치(100p)를 하회한 이후 침체를 지속하면서 11월 현재 86.5p에 그치고 있다.

한편, 연구원은 고금리의 영향은 기업 자금 조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 투자 침체의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10월 회사채 발행액은 8조3천억원으로 9월(16조원) 대비 약 절반 규모로 축소됐으며, 발행 건수도 같은 기간 270건에서 120건으로 축소됐다.

최근 주식시장의 약세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고, 고금리로 간접금융(금융권으로부터의 차입) 비용도 높은 상황에서 채권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마저 위축되면서 투자 침체를 우려했다.

이에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이 침체되고 내수 활력이 크게 약화되는 국면에 위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즉,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 중인 가운데, 내수에서는 건설기성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설비투자가 정체되고 소비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원은 2023년에는 수출에 이어 내수도 본격적으로 침체되는 국면 진입이 예상되며, 이후 대내외 여건에 따라 ‘U’자형 또는 ‘L’자형의 경기 추세를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시나리오별 경기 추세를 보면, 중립적 시나리오(U자형)는 최근 대내외 경제 여건의 충격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이 지속되나, 2023년 어느 시점에서 반등의 전환점이 마련되면서 완만하게 회복되는 ’U‘자형 경기 추세를 보이는 경로를 가진다.

다음으로 비관적 시나리오(L자형)에서는 2023년에도 경기 반등의 전환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침체가 2024년까지 이어지는 ‘L’자형 경로도 예상했다.

한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종전 등과 같은 긍정적 이슈로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는 경로도 전망했다.

이에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 국면으로부터 신속히 탈출하기 위해서는 향후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물가 안정’이 아닌 ‘불황 극복’에 두고, 침체의 폭과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기 변동성 완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최근 경제 심리의 급격한 냉각에 대응하여 소비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경제의 주된 성장 동력인 수출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하여, 민·관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과 대응 여력이 취약한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건설업 불황 가능성에 대비하여 계획된 주택공급 정책의 신속하고 차질없는 추진과 전방 산업인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방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침체는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회 안전망의 확충과 복지 정책의 집행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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