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전년보다 31% 감소
여행‧레저 기업 급등…진단키트 업체는 '적자'
원자재가 폭등에 철강·생활용품·석유화학 등 영업익 크게 감소
올 1분기 국내 상장 중견기업 4곳 중 1곳은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상장 중견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상장 중견기업 중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713개사의 작년 1분기와 올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181개(25.4%) 기업은 올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영업적자 기업 수는 지난해 1분기 144개(20.2%) 대비 37개(5.2%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중견기업 5곳 중 1곳 꼴로 영업적자를 낸 데 비해 올해는 4곳 중 1곳으로 그 비율이 증가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견기업 713개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조6천26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천111억원) 대비 1조1천850억원(3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조8천84억원으로 전년 동기(60조4천583억원) 대비 3천502억원(0.6%↑) 증가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조사 대상 중견기업 713개사 중 145개사(20.3%)가 전년 대비 적자전환하거나 적자 폭이 늘어났다. 반면 흑자 전환한 기업은 64개(9.0%)에 그쳤다.
올 1분기 기준 영업적자 규모가 가장 큰 중견기업은 게임업체 위메이드(-468억원, 적자전환)였다. 이어 위니아(-351억원, 적자확대), 롯데관광개발(-334억원, 적자확대), 네패스(-290억원, 적자확대) 순으로 적자폭이 컸다.
특히 올 1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종식 선언'이 이뤄지면서 정부의 방역정책이 사실상 해제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등락이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은 티웨이항공으로, 영업이익 8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390억원 대비 1천214억원 증가한 것으로 흑자전환했다.
뒤를 이은 기업들도 여행, 레저 기업들이 다수 상위권에 진입하며 코로나19 종식 후 늘어난 여행 수요의 혜택을 받았다.
파라다이스(446억원↑, 흑자전환), 휴스틸(417억원↑, 156.8%), 하나투어(353억원↑, 흑자전환), 와이지엔터테인먼트(304억원↑, 497.7%), 다원시스(292억원↑, 흑자전환), JYPEnt.(229억원↑, 119.3%), 오스템임플란트(211억원↑, 41.2%), 핸즈코퍼레이션(209억원↑, 흑자전환), 제일약품(196억원↑, 흑자전환)가 영업이익 증가 상위 10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액 순으로는 진단키트 업체 씨젠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씨젠은 1년 새 영업이익이 2천135억원 감소하며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아 급성장했던 씨젠은 올 들어 방역정책이 완화되면서 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후성(698억원↓, 적자전환), 인탑스(628억원↓, -83.3%), 위메이드(521억원↓, 적자전환), 아난티(399억원↓, 적자전환), SIMPAC(397억원↓, -79.9%), 동화기업(355억원↓, 적자전환), 지씨셀(353억원↓, -97.7%), 원익IPS(328억원↓, 적자전환), 티에스이(288억원↓, 적자전환)이 감소폭 상위 10위에 기록횄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402곳(56.4%)으로 절반을 넘기며 증가한 기업 311곳(43.6%)보다 많았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천818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6천403억원(69.4%↓) 감소하며 가장 크게 줄었다. IT전기전자 업종은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1조5천535억원(11.3%↓) 감소해 업종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
뒤이어 제약‧바이오(2천739억원↓, -55.9%), 석유화학(2천87억원↓, -41.1%), 생활용품(1천564억원↓, -46.7%), 철강‧금속‧비금속(1천39억원↓, -23.2%)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제약‧바이오는 팬데믹 종식으로 수익성이 감소했으며, 환율 변동으로 인해 수입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제조업종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반면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큰 업종은 자동차‧부품 업종으로 2천8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1천57억원) 대비 1천842억원(174.3%) 증가했다. 또 운송(1천259억원↑, 638.4%), 조선‧기계‧설비(84억원↑, 5.2%), 의료기기(67억원↑, 5.4%) 등 4개 업종만이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