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2일 "우리 경제는 올해 건설투자 부진에 주로 기인하여 0.8% 성장하는 데 그친 후, 2026년에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작년 이후의 둔화 흐름에서는 벗어났으나, 여전히 낮은 성장세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현 경제상황과 관련, KDI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수출 개선, 기저효과 등으로 전기대비 0.6% 증가했으나, 전년동기대비로는 0.5%의 낮은 증가율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소폭 개선되었으나, 서비스업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업도 위축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경기부양책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소비 여건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건설투자의 극심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조정되고 있으며, 민간소비도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출금리 하락세가 지속되고 제2회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되면서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작년 말 위축됐던 소비심리도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봤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반도체경기 호조세에 따라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이끄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관세율과 불확실성은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1930년대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통상 불확실성도 일부 완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최근 10년 대비 1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관세인상의 효과가 파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공급 우려로 국제유가는 다소 상승했다. 이러한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올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세가 안정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취업자 수는 정부 일자리 사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시현할 것으로 봤다.
KDI는 2025~26년 세계경제는 미국 관세인상 등으로 낮은 성장세에 머무를 것으로 전제했다.
KDI는 올해 소비와 수출 증가율은 상향 조정했으나, 건설투자 증가율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연간 성장률은 기존 전망(2025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세와 소비부양책 등으로 올 하반기 이후 부진이 완화되면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1.3%, 1.5% 정도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세와 반도체경기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금년과 내년에 각각 1.8%, 1.6% 정도의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고금리 시기에 부진했던 건설수주가 반영되며 작년(-3.3%)에 이어 올해(-8.1%)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겠으나, 건설수주 회복이 점차 반영되면서 내년에는 2.6% 정도 증가하며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인상에 따라 작년(6.8%)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금년과 내년에 각각 2.1%, 0.6%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반도체경기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으로 대규모 흑자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990억달러)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1천60억달러, 910억달러 정도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했다.
글로벌 반도체경기 전제를 상향 조정하면서 수출 물량과 가격이 모두 개선됨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140억달러 정도 상향 조정했다.
KDI는 소비자물가는 낮은 경제 성장세에 따라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류세 및 공공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소비자물가는 작년 2.3%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 1.8% 정도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해와 내년에 작년(2.2%)보다 낮은 1.9%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에 비해 국제유가 전제와 민간소비 전망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올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을 각각 0.3%p, 0.1%p 상향 조정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낮은 경제성장세로 인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작년 16만명에서 올해 15만명, 내년 11만명 정도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에 비해 정부 일자리 규모 및 고용과 밀접한 민간소비 전망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6만명 상향 조정했다.
KDI는 전망의 위험요인으로 미국과 주요국 간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외 수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이 비교적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중국, 브라질, 인도 등과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경기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반도체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우리 수출에도 작지 않은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건설투자 회복이 지체될 수 있다고 봤다. 건설투자 부진이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