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적 금융여건하 공급 부족시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중저가 주택으로 구매 쏠릴 가능성"
한국은행은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의 과열이 다소 진정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의도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관련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이 추세적으로 안정될지 좀더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간 전이효과, 공급 부족 우려, 금융여건 완화 등이 맞물릴 경우 수도권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중 '6.27 대책 이후 주택시장 및 가계대출 상황 평가'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하여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하 6.27 대책)을 발표하고 즉각 시행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가 절반 이하로 축소됐으며,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구 입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주담대 활용 시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가 부과되는 등 다양한 조치가 시행됐다.
그 결과, 6.27 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거래도 둔화되는 등 과열 양상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6월 4주 0.43%에서 8월 4주에는 0.08%로 둔화됐고 강남3구의 경우 같은 기간 중 0.83%에서 0.14% 로 낮아졌다.
7월 중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감소되며 전월대비 약 40% 수준으로 축소 되었는데, 특히 성동, 마포, 강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강남3구·용산구) 이외 지역에서 더 크게 줄어들었다.
전국주택 거래량도 같은 기간 30% 정도 감소했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에서 6억원 초과 주담대 취급이 제한됨에 따라 대규모 주담대를 동반한 고가주택 거래가 상당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치로 기존에 비해 LTV 한도가 줄어드는 서울지역 12억원(규제지역, LTV 50%) 및 8.6억원(규제지역 외, LTV 70%) 초과 주택의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했다. 자치구별로 보더라도 평균 매매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주택거래량이 더 크게 줄어드는 양상을 나타냈다.
아울러, 수도권 내 주택구입시 전입신고 의무가 강화 되면서 갭투자 등 투기적 거래도 상당폭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마포, 성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 되지 않은 지역에서 5~6월 중 갭투자 등 투기적 수요 가 집중되면서 주택가격 상승세가 크게 확대되고 거래량도 빠르게 늘어났다가 6.27 대책 이후 둔화됐다.
6.27 대책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7월 중 전월의 1/3 수준으로 축소됐으며 8월에는 5~6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다시 확대됐으나 그 폭은 제한적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관련대출은 주택구입목적 주담대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생활 자금용 주담대는 순상환됐으며,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2개월 연속 상당폭 감소했다.
이는 6.27 대책에 따른 한도 감소 등 직접적 효과뿐만 아니라 금융권이 가계대출 관리조치를 추가로 시행 한데 따른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기승인 된 주담대 취급물량이 7~8월 중 집중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규제 시차가 짧은 생활자금용 주담대와 신용 대출에 대한 취급을 우선적으로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이같이 6.27 대책이 단기적으로 의도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나 향후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흐름과 관련한 불안 요인은 여전히 잠재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우선, 서울 지역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세가 과거에 비해 더디게 둔화되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추가 가격상승 기대와 잠재 구입수요도 견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8월 4주 서울 아파트 주간 가격상승률(0.08%)은 크게 낮아졌음에도 연율 환산시 4.5% 수준으로 여전히 높으며, 특히 송파·성동 등 일부 지역 은 1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들 지역의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는 7월 이후에도 소위 상승 거래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간이 지나면서 지역 간 전이효과, 과거 부동산 대책의 학습효과 등으로 6.27 대책의 효과가 점차 약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6.27 대책 이후 풍선효과는 아직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나, 7월 들어 12억원 이하 주택거래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완화적 금융여건하에서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될 경우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중저가 주택으로 구매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과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은 통상 몇 개월 정도 둔화세를 보이다가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적기에 마련되지 않으면서 재차 반등하는 양상을 나타냈는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매수·매도 관망층(소위 ‘버티기’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