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수출 비중 1/3 불구 반도체 빼면 ‘속빈강정’
IT, 수출 비중 1/3 불구 반도체 빼면 ‘속빈강정’
  • 정성훈 기자
  • 승인 2019.03.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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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외 수출액, 2013년부터 5년 연속 감소…품목 20개 중 5개 뿐

국내 IT 산업 수출 비중이 반도체를 제외하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망 수출 품목수가 20개 중 5개뿐이고 IT 수출 유망주 또한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수출입통계’를 이용해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1996년부터 2018년까지 IT산업 수출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를 제외한 IT수출액이 2013년을 정점으로 5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IT산업 20개 품목 중 반도체를 제외하고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5개뿐이고 아직 규모가 작아 차기 IT산업을 이끌어갈 수출 유망주가 보이지 않았다.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이 20% 넘게 감소하고 있어 반도체 착시효과가 걷히면 IT산업 수출위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IT산업은 20년 넘게 우리나라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IT산업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32%, 2005년 37%, 2018년 36%으로 3분의1 수준을 유지해왔다.

IT산업 수출액은 1996년 412억달러에서 2018년 2204억 달러로 연평균 7.9%씩 꾸준히 확대됐다.

특히 2016년 1625억달러에서 2018년 2204억달러로 최근 2년 새 연평균 16.5% 늘어나며 수출 효자산업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2018년 IT산업 수출액은 922억달러로 2010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를 제외한 IT산업 수출은 2013년 1155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내리막을 걷는 상황이다.

IT수출액 및 총수출 중 IT수출액 비중(상), IT수출액 및 반도체 제외 IT수출액(하) (제공=한국경제연구원)※ 우리나라 총수출액 : 1996년 1297억달러 → 2018년 6049억달러, 연평균 7.2% 증가
IT수출액 및 총수출 중 IT수출액 비중(상), IT수출액 및 반도체 제외 IT수출액(하) (제공=한국경제연구원)
※ 우리나라 총수출액 : 1996년 1297억달러 → 2018년 6049억달러, 연평균 7.2% 증가

IT산업은 전자부품, 컴퓨터 및 주변기기, 통신 및 방송기기, 영상 및 음향기기, 정보통신응용기반기기 5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중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 부문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부문의 IT산업 수출 비중 합계가 1996년 54%에서 2018년 25%로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통신 및 방송기기는 2008년 28%로 정점 후 2018년 8%로 하락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2000년 23%로 정점 후 2018년 5%로 축소됐다. 영상 및 음향기기는 1996년 17%에서 2018년 1%로 존재감을 잃어버렸다.

정보통신응용기반기기가 간신히 9~12%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의료용기기와 측정제어분석기기의 수출이 2000년대부터 규모는 작지만 늘고 있는 덕분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을 제외하면 차기 IT산업을 이끌어갈 뚜렷한 유망수출품목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1996년 vs 2018년 IT산업 수출 중 5개 부문별 비중 (제공=한국경제연구원)
1996년 vs 2018년 IT산업 수출 중 5개 부문별 비중 (제공=한국경제연구원)

IT산업은 20개 품목으로 세분화되는데 20개 중 수출액이 2015년 후에도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 PCB, 측정제어분석기기 등 6개뿐이었다. 이 중 반도체를 제외한 5개 품목이 2018년 IT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에 그쳤다.

IT산업 주력제품 중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 톱으로 생각하는 상당수 제품의 수출액이 이미 수년 전부터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CD, OLED 등 평판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013년 393억달러로 총수출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제품이었으나 작년 278억달러까지 하락했다.

휴대폰 수출액은 휴대폰 완제품 수출이 정점을 찍은 2008년 334억달러(총수출의 7.9%)까지 증가한 후 감소했다가 휴대폰 부품 수출이 늘면서 2015년 300억달러로 반등 후 다시 줄었다. 휴대폰 수출은 2018년 146억달러로 최근 3년 새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12월 8.4%로 감소 전환한 반도체 수출이 올해 들어 하락폭을 키우며 20% 넘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반도체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았지만 이마저도 올해 1월 2.6% 감소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지난 2.20일 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전세계 반도체시장 수요가 3.0% 감소하며 특히 우리 반도체 수출의 73.4%(2018년)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14.7%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경연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단기간 내 반등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효과가 걷히면서 수년 전부터 축소돼 온 IT산업 수출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1월∼최근 반도체 수출액(상), 2018년1월∼최근 반도체 수출물량지수(하) (출처= 산업통상자원부(수출액), 한국은행(수출물량지수))※ 증감률은 전년동월비 기준
2018년1월∼최근 반도체 수출액(상), 2018년1월∼최근 반도체 수출물량지수(하) (출처= 산업통상자원부(수출액), 한국은행(수출물량지수))
※ 증감률은 전년동월비 기준

이번 분석결과에 대해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20년 넘게 수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낸 IT산업이 수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이 20% 넘게 감소하고 있어 반도체 착시효과가 걷히면 IT산업 수출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제조경쟁력 하락과 제조기반 이탈을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최근 정부가 수출 활력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번 대책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기존의 대책과 비슷해 추세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라도 제조기반을 되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과감한 규제개혁, 노동시장 경직성 개선,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조세환경 정비 등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정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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