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한국경제학회장 "경제 부진 장기화 우려...정책의 대전환 시급"
前한국경제학회장 "경제 부진 장기화 우려...정책의 대전환 시급"
  • 김홍규 기자
  • 승인 2019.06.25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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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하방 최대 리스크는 미중무역전쟁과 경제 정책
금리정책 실기(失期)... 추경 효과도 극히 제한적
정부주도의 고용과 성장 대신 시장 주도 선순환 정책 전환 촉구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라는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前한국경제학회장들은 한 목소리로 경제 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하며 경제정책 대전환을 촉구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4일 ‘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사진=김홍규 기자)

이번 좌담회에서는 전 한국경제학회장인 조장옥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46대), 구정모 CTBC 비즈니스 스쿨 석좌교수(47대), 김경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48대)가 모여 한국경제를 진단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경제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4%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가운데 국내외 기관이 최근 경제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과 기업환경 개선이 없다면 하반기에도 반등 없이 2%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한경연 배상근 전무의 '한국경제의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조장옥 교수는 “미·중 부역분쟁, 미·이란 갈등 등 대외적 악재가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책실패”라며 “정책의 대전환이 있을 경우에는 내년 후반기나 되어야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조 교수는 “현 정부들어 성공한 정책이 하나도 없었다”며 “분배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의 발전단계에서는 성장이 전제되지 않으면 분배를 포함한 모든 면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정모 교수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3년부터 L자형 장기 침체가 지속되었지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로 경제하락에 대비하지 않았다”며 “현 정부는 정책실험에 몰입하고 개혁성향이 부족하여 하반기에도 경제하락이 지속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경수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대침체에 빠졌던 2011년부터 한국경제는 2~3%대로 성장이 둔화되며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이 추세가 최근 더 강화되고 있다”며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다면 저성장 추세는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경수 교수는 한국경제의 하방 최대리스크로 한중 무역규모 감소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중국에 많은 중간재를 수출하고 있는데,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기가 나빠지면 곤란하다”며 “무역분쟁의 여파로 세계의 가치사슬이 재편되는 것도 위험요소”라고 설명했다.

구정모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이 가장 큰 리스크지만, 미 대선 전에는 타결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타결 후에도 중국으로부터는 제2의 사드보복, 미국에서는 관세부과로 미·중 양쪽으로부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계했다.

조장옥 교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대외적으로 가장 큰 현안이지만, 대내적인 정책 리스크가 가장 큰 위협”이라며 “최근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내 기업들이 국내투자를 안 하는데, 정부는 위기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추경과 금리인하 등의 거시경제 정책에 대해 조장옥 교수는 “추경을 습관처럼 남발하고, 기준금리 변동 시기가 한발 늦는다”며 “지난 금리정책을 보면 경기가 하강국면일 때 금리를 올리는 등 무엇을 위한 통화정책인지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구정모 교수는 “작년과 재작년의 금리 인상 시점이 늦어지면서, 반년 만에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에 금리인하가 필요했고,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예정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경수 교수는 “추경이 지난 6년간 5회 편성했고, 기준금리는 2% 이하를 유지하는 등 끊임없이 확장정책을 사용했지만, 늘어난 유동성이 비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갔다”며 “정부가 저성장에 진입한 현실을 좀 더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수출전망에 대해 김경수 교수는 “세계 산업의 중심이 제조업에서 지식집약적 서비스로 넘어갔는데, 한국은 넘어가지 않았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한국판 러스트벨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중 무역전쟁이 봉합되더라고 글로벌 가치사슬은 바뀔 것”이라며 “한국은 환태평양경제공동체(CPTPP)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 가입해 새로운 가치사슬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최우선 해결과제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평가에 대해 조장옥 교수는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내건 것은 정부의 초조함”이라며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등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정모 교수는 “정부의 노력과 진정성은 고평가하지만, 기존 정책의 문제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고용과 소득 문제는 결국 기업이 주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책의 핵심문제는 고용과 투자를 확대시키는 것”이라며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에서 고용에 가중치를 두는 등 기존 세제를 조금만 손보면 고용문제를 가시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파이낸셜신문=김홍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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