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한은 “세계경제 저성장·저물가·저금리 전환기적 흐름...우리경제, 디플레이션 상황 아니다"
기재부·한은 “세계경제 저성장·저물가·저금리 전환기적 흐름...우리경제, 디플레이션 상황 아니다"
  • 정성훈 기자
  • 승인 2019.09.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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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정책협의회’...하반기이후 물가 1%대 상승 전망

김용범 차관은 거시정책협의회에서 “세계경제가 70~80년대 Stagflation, 90년대 Great Moderation을 지나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 상에서 수요둔화로 저물가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저물가 상황은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요인에 상당부분 기인한 것으로 물가수준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윤면식 부총재는 “글로벌 차원에서 장기간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물가의 움직임에 경기순환적 요인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 기술진보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개방도가 높은 가운데 IT기술 보급과 온라인거래 확산 정도가 빠르고 인구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김용범 제 1차관과 한국은행 윤면식 부총재는 3일 09:00 ‘거시정책협의회’ 모두발언에서 현재의 저물가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저물가 지속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사진=파이낸셜신문DB
저물가 지속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사진=파이낸셜신문DB

거시정책협의회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국내외 경제현안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2011년 설치한 부기관장급 협의체이다.

이날 양 기관은 최근 물가동향 등 거시경제 여건과 대응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대내외 경제여건이 엄중한 만큼,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양 기관이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모두발언에서 “세계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와 축적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경제를 포함한 세계경제가 저성장․저물가․저금리의 전환기적 흐름(New Normal)을 맞고 있다”며 “이러한 세계적인 파고 속에서 거시경제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정책당국의 대응 노력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금년 초부터 0%대 중반에서 움직이다가 8월에는 0%로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상황에서 농산물 및 석유류가격 하락 등 공급측 요인의 일시적 변동성 확대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 분석했다.

물가는 기본적으로 수요측과 공급측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공공요금과 조세, 복지정책에 따른 소비자부담의 변화 등 정책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8월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요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기록적인 폭염 등으로 작년 8월에 4.6% 상승했으나, 금년에는 봄부터 여름까지 이어온 온화한 날씨 등으로 8월에 △7.3% 하락하여 기여도를 보면 금년 8월 물가상승률을 △0.59%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도 작년 8월 배럴당 73달러였으나 금년 8월에는 59달러까지 하락하여 금년 8월 물가상승률을 △0.15%p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급측 요인의 가격하락은 8월 물가상승률을 전체적으로 △0.74%p 낮추었는데 농산물과 석유류가격이 예년(과거 3년평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면 8월 물가상승률은 1% 중반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유류세 인하,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 등 정책적 요인도 물가상승률을 낮추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다만, 8월에도 개인서비스 등 기타 품목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을 약 0.92%p 상승시켰다고 진단했다.

김 차관은 “당분간 공급측 요인의 기저효과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은 0% 내외에 머물 것으로 보이며 기저효과가 완화되는 연말부터는 0% 중후반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 美中 무역갈등 장기화 우려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저물가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활력을 추가로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부는 세계적인 저성장·저물가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우리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 등 확장적 거시정책을 지속하고 수출 및 내수 활성화 등 기 마련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하반기 경기보강을 위한 대책도 조속히 마련하여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윤면식 부총재는 모두발언에서 “한국은행도 기획재정부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공급 및 정부정책 측면의 하락요인과 전년동월의 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낮아졌지만 연말 경에는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내년 이후에는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 있다고 밝혔다.

윤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저인플레이션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특히 주요국의 경우 유례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을 오랜 기간 하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글로벌 차원에서 장기간 저물가가 이어지면서 물가의 움직임에 있어 경기순환적 요인 뿐 만아니라 글로벌화, 기술진보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부총재는 “상품시장에서는 글로벌 공급사슬 확대와 IT기술 발전에 따른 기업의 생산비용 절감, 그리고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른 유통비용 절감이 인플레이션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에서도 자동화 진전과 저임금 노동공급 증가 등이 임금 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관계도 종전보다 약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윤 부총재는 “최근에 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글로벌 차원에서의 구조변화와 이에 따른 추세적 물가흐름 변화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단기적인 물가변동요인과 함께 우리경제의 구조적 변화까지도 감안하여 물가상황에 대한 분석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했다.[파이낸셜신문=정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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