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 "정부, 소규모 특화 국제 금융중심지 육성 전략 필요"
KIF "정부, 소규모 특화 국제 금융중심지 육성 전략 필요"
  • 임영빈 기자
  • 승인 2020.10.11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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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중 갈등 격화로 홍콩의 글로벌 금융중심지 위상 '흔들'
이병윤 연구원 "韓, UAE·아일랜드 등 해외사례 참고·활용해야"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국제금융중심지로서 홍콩의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중심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를 계기로 삼아 국내 주요 도시를 소규모 특화 금융중심지로 육성하는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글로벌 금융중심지로서 홍콩의 위상 변화와 대응' 레포트에서 글로벌 금융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 도시로 뉴욕, 런던, 홍콩 등을 꼽았다.

부산국제금융센터 (사진=연합)
부산국제금융센터 (사진=연합)

이 연구원은 이들 도시가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 확고한 자본주위 시장경제시스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금융관련 법·규정, 영어 통용 국제도시 등을 꼽으며 이러한 요소들을 공통적으로 갖추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각광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고 미국이 이에 대해 보복조치를 예고하는 등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로 인해 국제금융중심지로서 홍콩의 위상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홍콩보안법은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으로 중국 전국인민 대표대회에서 처리돼 2020년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홍콩 거주 외국인도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을 통해 관세, 무역,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다른 특별지위를 홍콩에 보장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자 특별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데 이어 미 의회는 홍콩 자치권 침해에 협력하는 중국 당국자와 거래하는 은행을 제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연구원은 홍콩이 국제금융중심지가 될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홍콩정책법에 따라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무비자 혜택, 최혜국대우(Most Favored Nation treatment, MFN)에 준하는 낮은 관세 등의 특별 대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국이 이를 박탈할 경우, 홍콩의 국제금융중심지 역할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이 생기면서 아시아 각국은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를 통해 새로운 국제금융중심지를 형성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 또한 예외는 아니다.

우리 정부는 2003년 12월 신성장동력으로 금융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이후 금융중심지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2008년 2월에는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클러스터 조성, 기본계획의 수립, 추진체계 등 제도적 기반을 확립했으며 이후 3년마다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해 오고 있다.

2009년 1월에는 금융중심지로 서울 여의도(종합금융중심지)와 부산 문현(특화금융중심지)을 지정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 도시가 글로벌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 글로벌 기준에 맞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융관련 법·규정, 영어가 통용되며 외국인이 살기 좋은 국제도시일 것 등이 필요조건으로 꼽힌다"면서 "그러나 서울이 이러한 관점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고 보기는 아직은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도시가 홍콩과 같은 글로벌 종합 금융중심지가 되기에는 당분간 한계가 있어 보이나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볼 때 정책적으로 수립을 한다면 특정 분야에 특화하거나 소규모로 운영되는 특화 금융중심지를 지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대표적 예로 아랍에미레이트(UAE), 아일랜드를 언급했다. 먼저 UAE의 두바이는 전략적인 정책수립을 통해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ubai Internation Financial Center, DIFC)을 조성해 이를 중동지역의 금융중심지로 발전시켰다.

이를 위해 두바이 정부는 내국인 고용의무, 법인세 등에서 DIFC 내 회사들에 대해 두바이 내 다른 회사들과는 다른 유리한 조건을 부여했다. 상업적 분쟁에 대해서는 두바이법 대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법을 적응하게 하기 위해 DIFC 내 자체 법원도 설립했다.

아일랜드도 아일랜드 투자청(Industrial Developmnet Autyority, IDA)을 설립하는 등 전략적 정책을 통해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런던과 인접해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백오피스 중심의 금융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은 법인세율(12.5%), 풍부한 우수인력, 미국과 유럽 사이에 놓인 지리적 이점, 영어가 통용되는 국제도시 등 다수의 장점을 이용할 뿐 아니라 IDA을 통해 외국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해외사례 등을 적극 활용해 국내 도시를 국제적 소규모 특화 금융중심지로 키우는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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