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164조4천억원...작년 대비 1조8천억원 감소
올 국내기업들의 설비투자 집행액(잠정 실적)은 164조4천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1조8천억원이 -1.1%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은행은 22일 발표한 '2020년 설비투자 집행액(잠정 실적)'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 침체 및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은행은 조사에서 이번 집행액 규모는 지난 7월에 발표된 2020년 설비투자 계획액에 비해서는 10조6천억원이 증가(+6.9%)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설비투자는 전반적으로 위축되었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언택트 문화 확산 수혜 업종 등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반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산업이 업황 호조 지속 등에 따라 전년 대비 설비 투자액이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 설비 투자액은 2019년 36조3천억원에서 올해(2020년 잠정 실적) 39조7천억원으로 9.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는 작년에 비해서는 투자액이 감소했으나, 언택트 문화 확산 등에 따른 업황 회복으로 당초 계획액 대비 투자 집행액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액을 보면, 2019년 12조6천억원에서 2020년 계획 8조6천억원으로 조사됐으니 2020년 잠정 실적은 10조9천억으로 작년 대비 13.1% 감소했다. 2020년 계획 대비로는 26.7%가 증가한 수치다.
자동차·석유화학 등의 업종은 경기 부진 및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설비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내년도 국내 기업들이 계획하고 있는 설비투자 규모는 165조7천억원으로 올해 투자 집행액(잠정) 대비 1조3천억원 증가(0.8%)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도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은 있으나 글로벌 경제 반등 및 내수 회복 기대 등으로 금년에 비해 설비투자 규모를 확대코자 하는 것으로 산업은행은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 기간중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2021년도 경영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업체들이 적지 않아, 동 투자 전망치는 실제보다 낮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산업은행은 밝혔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반도체 업종이 업황 호조 등에 따라 투자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비제조업 분야에서는 전기·가스 업종이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 확대 등으로 금년 대비 투자 증가가 예상되나, 석유화학·석유정제업종 등은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등으로 투자 감소를 예상했다.
2020년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조사 3천700개 기업(대기업 432개, 중견 1,315개, 중소 1,953개)을 대상으로 지난 10월5일(月) ~ 11월20일(金) 7주간 조사한 결과치다. 산업은행은 연간 2회(상·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 및 실적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