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위안화 발행을 위해 국내 시범 테스트를 마친데 이어 이번에는 홍콩 주민을 상대로 테스트를 마쳤다.
지난 8일 한국은행 현지정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선전(深圳), 쑤저우(苏州), 청두(成都), 북경 (北京) 등에서 디지털위안화(E-CNY)를 시범 사용한 데 이어 3월에는 홍콩 주민을 대상으로 선전(深圳)에서 역외사용 테스트를 최초 실시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역외 시범사용은 선전에서 홍콩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특징이며, 선전을 자주 왕래하는 주민(통행증 보유)과 그렇지 않은 주민(통행증 미보유)으로 구분하여 실시했다.
중국본토 통행증명서(内地通行证)가 있는 주민의 경우 통행증으로 실명인증을 거치는 대신 디지털위안화 지갑의 일거래 한도를 5만위안으로 종전 국내 테스트보다 매우 높게 설정했다.
통행증이 없는 홍콩주민의 경우 홍콩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디지털위안화 지갑을 이용할 수 있으나, 실명인증을 거칠 수 없기 때문에 소액결제만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 무장춘(穆长春) 소장은 지난 12월 관련 워크숍에서 HKMA와 디지털위안화의 실증실험을 통해 관련기술 및 역외결제 테스트를 추진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왕신(王信) 인민은행 연구국장도 최근 디지털위안화가 국내 소매결제용 에 주로 사용될 것이나, 시장수요 등 여건이 성숙되면 역외결제에 활용 할 수 있다며 현재 HKMA와 관련 준비를 진행중이라고 자난 1일 발언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HKMA, 태국․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과 공동으로 다자 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브릿지 연구 프로젝트(M-CBDC Bridge)에 참여 (2월경)하여 디지털화폐의 역외결제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은행은 E-CNY의 시범사용 범위를 홍콩 등 역외까지 확대한 것은 디지털위안화의 도입 준비가 기술적·실용적 측면에서 거의 완료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미․중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디지털위안화 역외사용 테스트와 함께 M-CBDC Bridge 참여, SWIFT와 금융정보서비 스사(金融网关信息服务有限公司) 공동 설립 등이 연이어 추진되고 있는 데다 홍콩이 무역결제 및 금융거래 등 위안화의 역외중심이라는 점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장기 포석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디지털위안화 테스트가 개인소매거래 중심의 온-오프라인 시범 테스트 에서 벗어나 국내 시범사용을 6대 은행을 중심으로 상시화하는 한편,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역내외에서 외국인의 디지털위안화 사용을 위한 준비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최근 미국, 일본, 유로 등 경쟁국에서 CBDC의 도입 준비를 확대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협력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선 홍콩 ․ 마카오 등을 대상으로 역외사용 테스트와 위안화 역외결제 환경 개선(SWIFT와 결제협력 등)을 추진하면서 태국 ․ UAE 등 M-CBDC Bridge 참여 국가들로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