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기후변화 대응 위해 녹색금융 중요"...이동걸 "대규모 인내자본이 필요한 영역"
은성수 "기후변화 대응 위해 녹색금융 중요"...이동걸 "대규모 인내자본이 필요한 영역"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1.05.31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녹색금융 특별세션 논의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국내외 참석자들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며 녹색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지난 29일(토)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녹색금융 특별세션'에서 13명의 국내외 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하여 '포스트 코로나19 녹색회복을 위한 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왼쪽에서 둘째)이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녹색금융 특별세션'에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산업은행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왼쪽에서 둘째)이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녹색금융 특별세션'에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산업은행

이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녹색전환을 위한 자금 공급, 여신·투자 대상 기업의 녹색전환 유도 등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구조를 저탄소 배출형으로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는 그린뉴딜*로 통칭되는 대규모 재정투자를 추진중에 있다"며 그러나, 수십조 달러에 이를 자금을 재정만으로 충당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다자개발은행(MDB), 민간자금(private sector investor)의 역할이 필요"하며 금융권은 대출·투자 기준을 바꾸어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ESG를 고려한 투자가 그 예라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은 "녹색금융은 지난 몇 년간 글로벌 금융시장에 빠르게 확산되어 왔다"며 2020년말 기준, UN의 책임투자원칙에 가입한 기관투자자는 3천여개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ESG 펀드 자산규모는 2조 달러, 녹색채권 발행규모도 1천5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우리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의 녹색분야 자금지원 비중을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ESG 정보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신규석탄발전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며 최근 금융위는 NGFS 가입을 신청하고 13개 금융유관기관과 함께 TCFD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녹색금융이 금융권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있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많이 있다고 지적한 은 위원장은 그 중 특히 세 가지 격차(3 Gaps)를 지적했다.

먼저 펀딩 갭(Funding Gap)으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녹색분야로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어야 하며, 공공재원 뿐 아니라 민간자금과 다자개발은행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녹색분야에서 민간 재원과 공공재원의 혼합을 뜻하는 혼합금융(Blended Finance)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펀딩 갭에 대한 우려에 기인한다고 표명했다.

다음으로 데이터 격차(Data Gap)로 그린워싱을 방지하고, 녹색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이 기후변화의 물리적 위협과 탄소중립 경제로의 전환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TCFD 지지 등 기후 관련 공시의 중요성을 인식한 기업들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공시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며 지적했다.

마지막은 선진국과 개도국간 격차(Gap between developed and developing countries)로 2010년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해 2020년까지 연간 1천억불을 조성하기로 합의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해 출범한 녹색기후기금(GCF)의 재원도 200억불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개도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 속도가 더딘 점을 감안한다면, 선진국과 개도국간 기후대응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녹색금융 특별세션 현장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야닉 글레마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사진=산업은행
녹색금융 특별세션 현장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한정애 환경부 장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야닉 글레마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사진=산업은행

산업은행에 따르면, 파트리샤 에스피노사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2020년이 전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에 결정적인 한 해임을 강조하며, 오는 11월 영국에서 개최되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26차 회의(COP26)에서 각국이 보다 야심찬 기후대응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진국들이 개도국을 위한 기후재원 공여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2050 탄소중립 선언의 신뢰도도 제고될 것이라 밝히며, 개도국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도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뵈르게 브렌데 세계경제포럼(WEF) 대표는 코로나19는 세계경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방향으로 전환할 기회라고 언급했다. 다만,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기술의 상당부분이 아직 초기단계(prototype)이므로 금융권의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며, 이러한 투자를 통해 에너지 부문에서만 ‘30년까지 1,8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등 녹색 투자는 지속가능한 미래 및 경기회복 모두에 핵심역할을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막타 디옵 국제금융공사(IFC) CEO는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이 향후 5년간 총 지원자금의 35%를 기후효과(climate co-benefits)가 존재하는 사업에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녹색투자에 대한 민간부분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 실행가능한(commercially viable) 투자 프로젝트가 부족한 점을 문제로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IFC가 추진 중인 투자전략(업스트림 전략 및 혼합금융)를 소개하고, 개도국내 민간투자 유입 확대를 위해 과감히 투자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기조연설 발표 이후 프랭크 리즈버만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을 좌장으로 '글로벌 녹색금융의 현주소', '기후관련 공시와 녹색투자', 및 '녹색금융을 위한 공적금융기관의 역할' 등에 대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먼저 야닉 글레마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은 '녹색투자의 도전과 기회'라는 발제를 통해 높은 리스크 및 자본조달비용을 극복하고 녹색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시장교정(market fixing) 및 시장형성(market shaping) 장치들을 설명했다.

또한, 개도국들의 녹색전환은 ‘30년까지 26조달러에 이르는 투자기회를 가져온다고 밝히며, 개도국들의 채무부담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베르너 호이어 유럽투자은행(EIB) 총재는 “탄소배출 제로(zero emission)는 제로섬 게임이 아님”을 언급하며, 국가-공공-민간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IB는 유럽의 기후은행(Climate Bank)으로서 2030년까지 기후변화․환경․지속가능 등의 분야에 1조 유로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며, EIB의 모든 금융활동을 파리협약의 목표 및 원칙과 일관(align)되게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녹색전환은 경제․산업구조 전체를 변화시켜야 하므로 대규모 인내자본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언급하며 고위험 자본 공급을 통한 민간자본 유치 등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진정한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은 대한민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탄소저감 기업을 대상으로 KDB 탄소스프레드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고, 2차전지․반도체․그린에너지 등 녹색 신산업분야에 향후 5년간 총 14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녹색금융지원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메리 사피로 TCFD 사무국장은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TCFD 권고안이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 모멘텀을 받고 있으며, 초기에는 자발적 권고안이었지만 최근 필수요건화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위·금감원, 환경부, 국내 다수 금융회사 등의 TCFD 지지 선언을 환영하며 TCFD 권고안은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의 지속가능성 표준위원회(SSB) 설립 제안, 지난달 발표된 유럽집행위원회(EC)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 한국의 ESG 정보공개 기준 등 전 세계의 기후변화 재무공시 기준의 기반(foundation)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15년부터 ESG 평가를 자체적으로 추진하여 작년부터 실제투자에 적용 중임을 설명하며, 대표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의 ESG 평가체계가 한국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간 쌓아온 지식․경험을 기업들과 공유하여 녹색혁신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ESG 공시 확대를 위해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에 적용중인 책임투자보고서 제출 의무화를 ’22년부터는 국내외 주식 및 채권 위탁 운용사 전체로 확대하고, 책임투자 이행 여부를 위탁운용사 선정 및 관리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국민연금은 그간 지배구조 중심의 주주활동을 수행해왔으나, 주주활동의 범위를 환경 또는 사회문제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티나 챙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대표는 개별기업의 탄소중립 이행 평가 및 공시기준은 기업‧산업‧지역별로 상이한 기후리스크를 반영하기 위해 유연성이 필요한 측면이 있으나 ESG 공시표준의 난립으로 인한 시장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민간부문이 국제표준제정기구 및 각국 정책당국과의 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석유화학, 항공 등 탄소저감이 어려운 산업의 친환경적 공정 개선을 지원하는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연 1조 달러에 이르는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는 루이즈 페레이라 국제결제은행(BIS) 부대표와 한정애 환경부장관의 폐회사로 마무리됐다. 루이즈 페레이라 국제결제은행(BIS) 부대표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기후 관련 리스크에 대해 금융권이 즉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BIS의 그린스완(Green Swan) 개념을 통해, 지금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파국적인 경제‧금융위기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며 금융권이 기후대응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후 관련 익스포저 분석, 녹색 분류체계(taxonomy) 정비, 혁신적 녹색금융상품 마련 등을 제시했다.

한정애 환경부장관은 그린와싱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계, 산업계, 및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녹색분류체계를 마련 중임을 설명하고, 산업은행의 탄소스프레드 프로그램 출시 및 국민연금공단의 국내외 신규화력발전 중단 선언 등 최근 녹색전환을 위한 금융권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는 일이 없는 포용적 녹색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