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 中인민은행장 저우샤오촨 "디지털 위안화의 역할은 소매업 구축" 강조
[기고] 전 中인민은행장 저우샤오촨 "디지털 위안화의 역할은 소매업 구축" 강조
  • 파이낸셜신문
  • 승인 2022.04.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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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 대체 논란에는 선 그어"

2022년 4월 16일 북경시 코리아타운의 하나인 청화대학교 우다코우에서 전국금융토론회의가 4월 15일에서 17일까지 개최되었다. 회의 주제는 은행업의 장기적인 안정 및 질적인 첨단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업의 역할에 대한 것이었는데, 4월 16일 전 중국인민은행장 저우샤오촨이 축사를 하면서 디지털 위안화(e-CNY)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디지털 위안화의 역할은 중국 국내외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소매업 설계에 있는 것이지 미 달러화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 아닌 만큼, 빅 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위안화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다면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종우(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김종우(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교수)

디지털 위안화에 대한 대대적인 입법 추진 여부와 관련해서는 특히 코로나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과 미국의 대립 격화 등 불투명한 국제정세 속에서 디지털 위안화 발행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으며, 디지털 위안화를 어떻게 본원 통화로서의 지위로 격상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도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장은 디지털 위안화 제도 구축은 중국 국내외 소매업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장래에 외국과의 국제결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적어도 민간 차원의 교류는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며, IT업계에 종사하는 대형 빅 테크 기업이나 첨단 금융정보회사들도 소매업 발전에 주목하여 사업에 참여할 경우,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낙관하였다.

디지털 화폐와 상업은행 본원통화인 M1의 타당성과 안정성 평가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인민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는 안정적이고 상업은행이 발행하는 M1 통화는 안정적이지 않다는 견해는 다소 회의적이라고 언급했다.

상업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도 매우 건실하고 안정적이라는 것이었다. 전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았으나, 한편으론 민간자본인 상업은행인 만큼 파산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상업은행도 협의의 통화 M0를 발행할 수는 있으나 더 높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섯 가지 항목이 있는데 매우 높은 자본충족율과 상업은행이 요구하는 지급준비금, 또 예금 보험체제가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상기 항목들이 구비되어야 은행 해산 시 충분한 금액의 상환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강력한 관리·감독이 있어야 하는데 자산대차대조표와 관련하여 채권단을 염두에 둔 요건이라고 설명하였다. 마지막으로는 회사지배구조가 정립되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디지털 위안화 발행 목적에 협의의 통화 M0 대체 목적이 존재하는 만큼 중국과 외국의 소매업, 특히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과 이동통신단말기를 지원하여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보다 편리한 생활의 혜택이 제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인민은행과 금융시스템 내에서 본원 통화 기능이 비교적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어서 이것이 바뀔 여지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단기간에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는 어려운 만큼 디지털 위안화를 적극 육성해서 미국이나 EU, 일본에 대응할 수 있는 국제결제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장기 과제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우선 화폐 수요가 있는 곳에 중국의 중앙은행이 진출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아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는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성급한 팽창정책을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중국 국내경제의 질적 발전과 고도의 효율화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장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거론한 것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빅 테크 또는 핀테크기업들의 고객 자산 남용 불가였다. 그가 강조한 것은 디지털 위안화 발전 초기 단계에서 협회를 포함한 기관들이 고객 자산 남용 불가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 경영에 도움 되지 않는 것처럼 인식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해당 산업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혁신을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암호화 기술의 업그레이드도 포함되며, 중국 결제시스템의 국제 보급을 추진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위안화 운영에 대량의 법률 제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저우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장은 그런 견해는 분명 적절한 지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인민은행이 기금 발행의 회수 및 관리를 책임지는데 만약 디지털 위안화가 인민폐에 속한다면 대량의 선행 입법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즉 디지털 위안화의 시범 보급에 법적 장애가 없어지는 만큼, 법적 장애가 있어서 할 수 없다는 얘기는 하지 않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제3자 기관의 화폐 발행이 여의치 않게 되어 법률 제정을 통해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높은 표준을 충족시켜야 하며 기존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위안화 대체 성격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오프라인 공간에서 화폐 지위가 디지털 화폐 출현으로 인해 일정 부분 양자가 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전개되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견해가 충분히 이해되었다.

'중국인민은행법'을 보면 화폐 발행은 주권에 속하는 것으로 국제표준을 항상 언급하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비록 국제기관이 국제결제 표준 제정에 일정한 역할을 하여 제도 확립에 힘 쓸 것으로 추측하지만, 반드시 국제표준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고 법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발생에 따른 SWIFT 및 CIPS와의 역학 관계에 대해서도 저우 전 중국인민은행장은 SWIFT가 거대한 국제결제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국제은행간 통신협정이라고 언급하였다. 국제결제를 전개하기 전에 SWIFT를 통해 통신을 진행하게 되어 지불 및 청산이 각국으로 전개된다는 것이었다.

CIPS는 중국이 주도한 국제 은행간 지급 시스템으로 위안화의 국제 지불 및 결산, 청산시스템에 통신 기능이 포함되어 있지만, 미국과 EU 등 서양의 국제은행간 통신협정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채택 국가가 적은 탓에 현 단계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결국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의 디지털 위안화 채택은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두고 중국 내수 육성을 위해 소비자들을 상대로 하는 소매업에 집중해서 디지털 위안화라는 비즈니스 기반을 확고부동하게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었다.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의 디지털 위안화 사용 또한 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 소매업 확대에 치중한다는 것이지, 지금 당장 국가간 디지털 화폐 지위 다툼에서 최고 자리로 올라가겠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들렸다.

SWIFT는 무역에서 매우 큰 역할을 수행한다. 국제무역 지불 전에 통신을 통해 여러 무역 정보문제를 해결하는데 여기에는 계약, 운수, 제품 규격, 품질 합격, 재고 보관 등의 문제들이 포함된다. 무역을 언급한다면 지불명령, 무역 융자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를 대체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그 과정에서 중국의 국제무역 또한 커다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저우 은행장은 말했다.

기본적으로 무역은 화물을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SWIFT가 제외된다면 이론적으로는 화물을 매개로 하는 물물교환이 진행되지만, 유사시에는 화폐를 동원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거대한 제약 요소가 뒤따른다고 말했다. CIPS를 채택하는 국가 숫자가 적기 때문에 확보 가능한 화폐도 감소하게 되고 다수의 무역 통신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아 무역 효율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무역 과정에서 안보 또한 리스크가 커진다고 평가했다.

현 단계에서 디지털 위안화의 무분별한 영역 확대보다는 내실에 치중하겠다는 저우 전 중국인민은행장의 발언이 작금의 현실에서 중국이 채택할 수 있는 루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사태 등을 비롯하여 국제 정세가 날로 불안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부양을 통해 일단 경제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중국 만의 현안이 아니기 때문이다.[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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