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대기업 생산성 초과 임금인상은 노동시장 양극화 초래"
추경호 "대기업 생산성 초과 임금인상은 노동시장 양극화 초래"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06.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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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간담회 참석
민생물가 안정이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경제주체 협력 요청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규제 과감히 개혁..대기업 투자 조속히 실행 요망
손경식 회장...노동시장의 유연성 필요...근로시간·고용 유연성 강조
파견근로 허용 제한 풀고 계약직 2년에서 4년으로 확대해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8일 "대기업의 생산성을 초과하는 지나친 임금인상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확대하고, 기업현장 곳곳에서 일자리 미스매치를 심화할 것"이라며 "기업은 이러한 고임금·고비용 구조하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임금은 기본적으로 노사간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며 "다만 최근 우리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하여 생산성 향상 범위내 적정 수준으로 인상하고, 각종 비용상승 요인은 가급적 투자 확대 등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화) 08:00에 경총 회관에서 경총 회장단들과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 겸 CJ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 SV위원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하범종 LG 사장,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등 경총 회장단 27인이 참석했다.

추경호 부총리가 경총 회장단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추 부총리는 인사말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고물가 속 성장둔화 우려가 크다"며 우크라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으로 해외發 인플레이션 압력이 국내물가로 전이·확산되는 가운데,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화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는 등 복합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물가 상승세"라며 정부는 민생물가 안정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두면서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여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글로벌 에너지·곡물가 급등 등 해외發 충격에 따른 물가상승은 일정부분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만큼,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과 함께 모든 경제주체들이 합심·협력하여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일부 IT기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임금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특히, 소위 잘 나가는, 여력이 큰 상위 기업들이 성과보상 또는 인재확보라는 명분하에 경쟁적으로 높은 임금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임금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더욱 확대하여 중소기업, 근로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 부총리는 또한 "정부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와 같은 규제를 과감히 개혁하여 민간 중심의 역동성 있는 경제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우리 기업이 전세계 기업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건강, 안전을 제외한 규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정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개혁은 쉽지 않은 일이나, 반드시 해내야 할 일로서 정부는 제 1과제로 추진하겠다"며 특히, 추진과정에서 규제 직접 당사자인 기업현장과 괴리되지 않도록 항상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 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기업계에서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조속히 실행된다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내수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는 이러한 기업의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세제개편, 규제ㆍ노동시장 개혁을 확고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투자계획을 보면, 삼성은 지난 5월24일 시스템반도체 등에 올해부터 2026년까지 4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는 5월26일 반도체·배터리·바이오(BBC) 중심으로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LG는 같은 날 배터리, 디스플레이, AI 등 중심으로 2026년까지 106조원의 투자를 발표했다. 현대차는 5월24일 전기차, 수소차 등 중심으로 2026년까지 6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줄 왼쪽부터 :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사장, 강한승 쿠팡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송영덕 롯데지주 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추경호 부총리, 권오갑 HD현대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강희석 이마트 사장, 이동근 한국경총 상근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 김홍기 CJ 사장, 박진선 샘표심품 사장, 김춘호 경기경총 회장, 이태길 한화 커뮤니케이션 사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문홍성 두산 사장, 엄태웅 삼양홀딩스 사장, 김인남 대구경총 회장,                강국창 인천경총 회장, 편정범 교보생명보험 사장, 최원혁 LX판토스 대표,                조규옥 전방 회장, 명노현 LS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앞줄 왼쪽부터 :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사장, 강한승 쿠팡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하범종 LG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송영덕 롯데지주 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 추경호 부총리, 권오갑 HD현대 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강희석 이마트 사장, 이동근 한국경총 상근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 김홍기 CJ 사장, 박진선 샘표심품 사장, 김춘호 경기경총 회장, 이태길 한화 커뮤니케이션 사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문홍성 두산 사장, 엄태웅 삼양홀딩스 사장, 김인남 대구경총 회장, 강국창 인천경총 회장, 편정범 교보생명보험 사장, 최원혁 LX판토스 대표, 조규옥 전방 회장, 명노현 LS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매우 어렵다"며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국민 생활은 물론, 기업 경영활동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복합위기로 인해 "최근 소비, 투자 같은 실물경제 지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 중반에 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쟁국보다 불리한 법·제도나 기업활력을 저해하는 규제들을 조속하게 없애 기업인들의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키우는데 더욱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우선 "기업의 적극적 경영활동을 어렵게 하고 있는 규제 혁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역대 정부도 규제 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기업들이 체감할 만한 성과는 충분히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개혁에 대해 "기업들이 급속한 환경 변화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아져야 한다"며 그 핵심과제로 근로시간 유연성, 임금체계의 유연성과 함께 고용의 유연성도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32개 업종으로 제한되어 있는 파견근로 허용 제한을 풀고, 계약직의 경우 2년까지 허용하는 계약기간 제한도 4년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게 법 제도를 바꿔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폐지, 사업장 점거 금지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또한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선진국 수준으로 인하하고, 법인세제 역시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해외시장으로 나가는 대규모 투자가 국내로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더 과감한 세제 지원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경총은 이러한 취지들을 반영해 7월초에 세제개편 개선 건의과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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