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자산 78조 늘어…4대 시중은행 모두 10조 넘게 증가
미국‧인니‧베트남‧캄보디아 각광…中‧日은 한한령‧저성장에 축소
CEO스코어, 2012~2022년 상반기 39개 금융사 대상 조사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자산이 지난 10년간 5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금융권의 주요 진출국이었던 중국, 일본에 대한 투자 자산 비중이 최대 18%포인트 이상 줄어든 반면, 미국과 동남아시아는 최대 11%포인트 늘었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2년 6월 기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해외 종속기업이 있는 39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금융사의 올 상반기 해외 종속기업 268곳의 총 자산은 159조3천7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12년 상반기 34조2천752억원 대비 4.6배(125조957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해당 금융사들의 총 자산 규모는 1천910조8천446억원에서 4천60조2천737억원으로 약 2.1배(2천149조4천29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만큼 해외 투자에 국내 금융사들이 힘썼다는 의미다.
증권사는 같은 기간 2조2천423억원에서 42조5천962억원으로 총 40조3천539억원(1800%)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사는 2조2천474억원(337%), 생명보험사는 2조2천372억원(338%)억원 각각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10조원 이상 해외 자산규모가 늘어난 상위 5개 금융사는 미래에셋증권과 4대 시중은행이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10년간 1조3천688억원에서 29조6천715억원으로 28조3천27억원(21.7배) 증가했다. 단,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 종속기업 재무현황을 공시하지 않아 지난해 결산 수치로 집계했다.
4대 시중은행은 신한은행(22조8천154억원, 180%↑)‧우리은행(18조6천327억원, 349%↑)‧국민은행(17조6천197억원, 1679%↑)‧하나은행(12조4천693억원, 126%↑)등의 순으로 투자 자산이 많았다.
지난 10년간 국내 금융사의 전체 투자액에서 지역별 비중의 변화도 눈에 띄었다. 2012년 상반기 기준 전체 해외 지역의 45.4%(15조5천469억원)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중국은 2022년 상반기 27.3%(43조4천479억원)로 18.1%포인트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일본 내 자산규모도 20.8%(7조1천460억원)에서 8.1%(12조8천492억원)로 12.7%포인트 감소했다.
중국의 경우 ‘한한령’ 등 대내외적 리스크로 국내 산업계의 전반적인 탈(脫)중국 현상이 이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경우 지속되는 저성장으로 투자를 기피하는 국내 기업들의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 투자 비중은 지난 10년간 9.3%(3조1천970억원)에서 20.3%(32조3천830억원)로 11%포인트나 증가, 전체 글로벌 지역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며 은행 등의 투자 또한 급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남방정책’에 따라 동남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투자도 크게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5.2%(1조7천777억원)에서 13%(20조7천826억원)로 7.8%포인트 늘었으며, 베트남은 4.0%(1조3천625억원)에서 11.2%(17조7천711억원)으로 늘었다. 캄보디아는 2012년 상반기 0.4%(1천353억원)에 불과했으나 10년 후에는 7.3%(11조6천934억원)까지 비중이 늘어나며 네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