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고물가에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는 '슬로우플레이션' 지속될 것"
현대硏 "고물가에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는 '슬로우플레이션' 지속될 것"
  • 임권택 기자
  • 승인 2022.1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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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 '슬로우플레이션 진행 중인 국내 경제' 발표
전반적인 경제정책 목표는 '경기침체 방어'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향후 국내 물가수준은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다만 "여전히 고수준의 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도 낮아지는 슬로우플레이션(Slowflation)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평균적인 물가수준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개별 체감 물가 간 괴리 완화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전반적인 경제정책의 목표는 '경기침체 방어'로 점진적으로 정책 초점을 맞춰 운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제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슬로우플레이션(Slowflation) 진행 중인 국내 경제(최근 물가 상황 점검 및 시사점'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보는 시민/사진=연합뉴스
장 보는 시민/사진=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하락 전환한 것으로 보이나 근원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등 향후 물가 불안 재현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후 완만하게 하락했다.

특히 11월에는 전월대비 0.7%p 하락한 5.0%로 대폭 하락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물가의 추세적인 하락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4%를 상회하고 있어 향후 물가는 추세적 하락 기대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 자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현상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국제유가 및 원자재 시장이 연초 대비 하향 안정화되는 등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 약화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하고 있다.

향후에도 글로벌 공급망 경색 현상의 완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수요 및 유동성 축소로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공급측 요인에 의한 국내 물가상승 압력도 지속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심화 등에 따르는 지정학적 위험 확대로 인한 물가상승 리스크는 여전히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살펴보기 위해 Mishkin(2007)의 모형을 이용한 이동회귀분석(Rolling Regression)을 실시해 추정했다.

그 결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이미 정점을 지나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근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여전히 상승세로 나타나 향후에도 높은 물가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올해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나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0.81p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2년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0.71p를 기록하면서 1분기 대비 0.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상반기부터 지속된 물가 상승세가 점차 완화되면서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수입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 역시 올해 상반기에 정점을 지나,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2022년 1분기 0.57p를 기록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지난 3분기에 0.51p에 그쳐 정점은 지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로 강(强)달러 현상이 완화되고, 국제유가도 연초대비 하락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단, 근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는 여전히 상승세로 아직 추세적인 하락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 추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 추이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주 : 점선은 95% 유의한 수준을 의미.
자료 : 현대경제연구원. 주 : 점선은 95% 유의한 수준을 의미

결국, 전반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하락세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되나, 근원물가 상승률 지속성 지수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어 이후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경제주체들이 평균적인 수준에서 벗어난 물가를 일상에서 경험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향후 기대인플레이션의 향방을 예측할 수 있는 가격분산(Price Dispersion) 수준 역시 올해 상반기 정점을 기록한 뒤 3분기에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실제 물가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가격분산이란 전체(평균) 물가상승률에 대한 개별품목의 물가상승률의 괴리 정도를 의미한다. 가격분산의 확대는 경제주체들이 평균적인 수준에서 벗어난 물가수준을 일상에서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물가분산이 확대될수록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

이는 경제주체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형성할 때 평균적인 물가수준보다는 개인의 쇼핑경험 등 일상에서 관찰하고 경험하는 물가수준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종합 상품가격분산은 개별품목의 물가상승률 대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분산을 산출한 후 품목별 가중치를 이용해 가격분산의 분기별 추이를 계산했다.

그 결과 2022년 상반기에는 소비자물가의 급등과 함께 가격분산도 큰 폭으로 확대됐으나,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0.9p 하락한 3.1p로 나타났다. 또한, 식료품 가격분산은 국제 곡물 가격 안정화로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음식 및 숙박서비스 가격분산도 최근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지만 코로나19 위기 기간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경제의 ‘슬로우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장은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소비자물가의 평균적인 수준뿐만 아니라 개별 체감 물가와의 괴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동시에 식료품 가격 안정 등 가격 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한 번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하락추세로 전환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당국은 민간과의 소통을 통해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 햇다.

마지막으로, 향후 국내물가가 추세적인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경제정책의 목표는 점진적으로 ‘경기침체 방어’에 초점을 맞춰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햇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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