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비율 상향, 제3자 보증 폐지, 자본확충 규제 도입, PF 종합 DB 구축 등 제언
우리 경제 고질병 중 하나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PF) 문제를 개선하려면, 건설사의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보증 의존도는 줄이는 방향으로 PF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실, 한국부동산경매학회,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부동산 PF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학술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정대 한국부동산경매학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부동산시장에 있어 적절하고 합리적인 부동산의 공급 문제는 국민의 경제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정책적 문제"라며 "특히, 부동산개발은 금융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현 부동산시장에 있어서 부동산PF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충북 제천·단양군)은 축사를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의 규모와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따라 필요한 자금 조달과 관련된 계약, 법적 문제, 그리고 금융 구조 등이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며 "국회에서 제도적 지원책 마련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부동산PF의 자금 조달 과정을 간소화하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 참여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투자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ID)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부동산 프로젝트 PF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 부동산PF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낮은 자기자본과 높은 보증 의존도로 대표되는 낙후된 재무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사업주체가 극히 적은 규모의 자기자본을 투입하고 제3자의 보증에 과도하게 의존해 총사업비 대부분을 부채로 조달한다"며 "사업주체의 자기자본비율만 봐도 우리나는 3% 수준에 불과한 반면 미국, 일본, 네덜란드,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은 모두 30% 이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주요국들은 자기자본으로 토지를 확보하고 공사비만 대출받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브릿지론의 본PF 차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시행사가 아닌 제3자가 PF대출을 보증하는 경우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함께 언급했다.
황 연구위원은 "저자본·고보증 구조는 시행사의 영세화를 초래하고 사업성 평가를 부실화시킨다"며 "아울러 '묻지마 투자'를 일으키고, 대출의 거시적 변동성을 확대시켜 결과적으로 모든 위험을 사업주체가 아닌 국민경제에 전이시킨다"고 우려했다.
황 연구위원은 우리 부동산PF의 중장기 개선방향으로 “자기자본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건설사 등 제3자의 보증은 폐지하는 것”이라며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을 요구하는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시행사가 PF대출을 받을 때 최소 20%의 자기자본비율을 요구하는 '직접규제'를 도입할 수도 있고, 자기자본비율이 낮을수록 금융회사가 PF대출을 공급할 때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하는 '간접규제'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황 연구위원은 제언했다.
아울러 황 연구위원은 PF 종합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의 도입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현재 PF사업장별 자료가 없어 현황 파악조차 어렵고 위기 시에는 눈먼 정책, 땜질처방한 가능할 뿐, 상시 모니터링이나 조기 위기 감지가 불가능하다"며 "사업장별·회사별 재무 및 사업 정보를 공식 통계로 수집하는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동 상명대학교 교수는 '미국의 부동산 PF의 현황과 시사점' 주제 발표에서 "최근 미국에서는 저금리와 시중 유동성의 증대로 수익률이 저하되자 새로운 투자 대안을 모색해왔다"며 "그 결과, 다수의 투자자들이 부동산 사업에서 진출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급격한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비용의 증가, 부동산 가격 하향안정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급격한 물가상승, 시공사와 시행사 간 분쟁 발생 등 미국의 시장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아울러 정보화에 따라 소비자 심리도 이전보다 더 빠르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기 고려대학교 교수는 '일본의 부동산 프로젝트 PF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주제 발표에서 "타라소 후쿠오카, 히비키 나다 컨테이너 터미널, 오미하치만 시민병원 등 일본의 주요 PF 사업 실패 사례를 살펴보면, 장기간에 걸친 수요 변동이나 정책 변경 등의 리스크를 계약에서 주요 3자에게 보다 합리적으로 분담되지 않은 것이 사업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상 리스크가 발주자 혹은 수주자 의 어느 한쪽으로 단순하게 부과된 점, '제3자에 의한 사업 평가' 문화가 일본 내에서는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실패 원인으로 함께 꼽힌다"며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정확하고 최신의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은영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프로젝트 PF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주제 발표에서 "중국은 지역별로 상이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맞춤형 자금지원을 위해 지방정부와 금융기관 간 협력을 통해 부동산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지역별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지원을 모색한다면,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지자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