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거래 의심자 계좌 지급정지 제도 도입, 정보공개 확대 방안 등 논의 예정"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자가 최장 10년 동안 상장회사의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도록 관련 제도개선에 나선다.
한국거래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주최하고 금융위원회가 후원하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강화를 위한 세미나'가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존중 문화 확산을 세 가지 축으로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다양화·복잡화되는 불공정거래 양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해외 주요국 사례 등을 고려해 불공정거래 관련 제재를 다양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불공정거래 행위자의 자본시장 거래와 상장사 임원을 최장 10년간 제한해 불공정거래 행위자가 처벌 이후 또 다른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불공정거래에 대한 시장 경각심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김 부위원장은 "불공정거래 의심자 대상 계좌 지급정지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고 판단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불법이익 은닉 가능성 등 긴급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관련 계좌를 동결함으로써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고 부당이득을 철저히 환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불공정거래 행위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하겠다"며 "국내외 제도와 사례 등을 고려해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정보공개 확대 필요성 등 제도개선 방안을 학계, 전문가 등과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유성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불공정거래 규제 현황 및 개선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과징금 신설, 부당이득 산정 방식의 법제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도입 등 불공정거래 규제가 강화·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기존 형사처벌 위주의 제재 한계를 금전 제재인 과징금이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단, 현실적으로 위법행위로 취득한 이익을 과징금만으로는 완전히 환수하기 어렵다"며 "불공정거래를 효과적으로 제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금전제재의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합헌적 제도설계 아래 불공정거래행위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명백히 상회하는 제재가 존재해야 한다"며 "불공정거래 행위자가 보유한 금융자산을 확보해 과징금이나 피해회복의 재원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수민 자본연 연구위원은 '불공정거래 행위자 정보공개 관련 해외 사례' 주제 발표를 통해 "불공정거래 정보공개는 적발 가능성과 제재 수준을 인지시키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은 "불공정거래 행위자 및 제재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는 행위자의 평판을 하락시켜 재범방지의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투자자 보호가 이뤄짐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금융위 운영규칙에 의거해 증권선물위원의 제재의결 내역을 금융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며 "그러나 재판·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사항, 법인이나 단체 혹은 개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는 사항 등을 예외로 두고 있어 실제로 공개되는 내역은 매우 제한적이라 정보공개의 순기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제 발표 후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이정수 서울대 교수는 "자본시장법 내 처벌·제재 간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피해자 구제를 위해 감독기관이 집단소송을 제기해 환수한 금전 등을 피해자에게 분배하는 공익소송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강현정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불공정거래 행위자 대상 계좌 지급정지, 자본시장 거래 제한 제도는 구체적인 판단 기준, 사후 통지, 이의 제기 절차 마련 등을 통해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을 도모해 제도를 설계·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치연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도입에 이어 다양한 제재수단이 도입된다면 반복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로 인한 피해를 초기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재가 다양해지는 만큼 관련된 절차 등 제도 정비를 지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