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가장 많이 한 분야 R&D, 가장 큰 효과는 시간단축 ... "AI 기술 추가 도입할 것" 86.3%
AI 활용 안한 기업들 "기술·IT 인프라 부족과 비용 부담 때문"... "향후 도입 계획 없다" 49%
정책과제 1·2순위 투자·R&D 지원, AI 인프라 구축
국내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활동에 AI 기술 적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실제 활용률은 30%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분야 활용률은 20%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최근 국내기업 500개사 IT·전략기획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기업 AI 기술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생산성 제고, 비용절감 등 성과향상을 위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1.6%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공학한림원,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AI 시대의 新산업정책' 수립을 계기로 이뤄졌다.
실제 AI 기술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한 기업이 30.6%를 차지한 반면, 아니다라고 답한 기업은 69.4%에 달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활용률은 23.8%로 서비스업분야 활용률(5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서비스분야에선 금융(57.1%)·IT서비스(55.1%)의 활용률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규모별 활용률은 대기업이 48.8%, 중견기업이 30.1%, 중소기업이 28.7%로 기업규모에 비례해 AI기술 활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기업이 40.4%, 비수도권 기업이 17.9%로 지역 간 격차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3년 전 조사(2021년 6월) 때는 제조업분야 AI 도입률이 9.3%였다.
대한상의는 "AI 기술에 대한 인식 확산과 기술상용화에 따라 AI 활용기업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많이 있다"며 "기업들의 적용노력과 더불어 다양한 활용촉진 방안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제품개발(R&D), AI 기술 활용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효과는 시간 단축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을 활용 중이라고 답한 기업 153개사들에게 활용 분야(복수응답)를 묻자, 제품개발(R&D) 66.7%, 보안·데이터분석 등 IT 업무 33.3%, 품질 및 생산관리 22.2%, 고객서비스 관리 13.7%, 영업 및 마케팅 13.1%, 물류 및 공급망 관리 9.8% 순으로 응답했다.
AI 기술 활용을 통해 얻게 된 효과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기업이 시간 단축(45.8%)을 꼽았으며, 이어 비용 절감(22.2%), 생산량 증가(11.8%), 판매량 증가(8.5%) 등을 차례로 답했다. 이 외에도 불량률 감소 5.2%, 클레임 감소 3.9%, 기타 2.6%로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AI 기술을 이미 도입해 활용 중인 기업들은 향후 AI 기술 투자에 더 적극적 태도를 보였다. AI 기술을 활용 중인 기업들 중 AI 기술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86.3%에 달했다. 추가 도입 계획 없다는 13.7%이다.
AI 도입과 관련한 기존 투자 규모 대비 향후 투자 규모에 대해서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69%(크게 확대 20.5%, 다소 확대 48.5%)에 달한 반면, 축소하겠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예년 수준이라는 응답은 28.7%로 나왔다.
대한상의는 "제품 마케팅에 쓰이는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다'는 문장이 기업의 AI 활용에도 딱 들어맞는다"며 "AI 활용 효과에 대한 만족도나 추가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향후 도입계획과 투자규모에 대한 적극적 답변으로 연결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반면,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기업들의 절반은 향후 AI 도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기술·IT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기업 347개사에게 향후 AI 기술 도입 계획을 물었더니, 절반에 달하는 49%의 기업이 계획 없다고 답했다. 이어 3년 이후 도입(21.6%), 3년 내 도입(13.5%), 2년 내 도입(9.3%), 1년 내 도입(6.6%) 순으로 답해 AI 도입을 당장의 과제로 여기고 있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기술을 활용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술 및 IT 인프라 부족(34.6%), 비용 부담(23.1%), AI 필요성 못 느낌(21.9%), AI 신뢰성에 대한 의문(10.1%), 인력 부족(6.1%) 등으로 답했다. 이 외에도 데이터 보안 문제(1.7%), AI 관련 규제(0.6%), 기타(1.9%) 순으로 응답했다.
AI 기술의 활용과 능동적 확대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는 AI 분야 투자 및 R&D 지원(51.4%), AI 인프라 구축(25%), AI 인재 양성(10.2%),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 개선(7.8%)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 외에도 데이터 규제 완화(3.6%), 노동 규제 완화(1%), 기타(1%) 순으로 나왔다.
[사례1 : AI 인재채용 인센티브 부여] 1년 전부터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업무에 AI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중견기업 A사는 우수한 AI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社 관계자는 "오픈소스를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우수한 AI인재가 필요한데,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 대비 급여수준이 낮아 소위 'first-tier' AI인재가 오려고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더 많은 AI인재를 양성하고, 중견·중소기업에서 AI인재 채용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례 2 : AI 인프라 구축 지원] AI를 자체 개발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B사는 AI 연구개발을 위한 환경 조성과 AI인프라 구축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B社는 "최근 들어 AI 관련 연구과제가 과거에 비해 많이 적어진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다양한 AI 관련 신규과제들을 구성해 기업들이 AI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연구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AI인프라(고성능 컴퓨터, 실증 장비 등)를 조성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 부담"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공용 인프라를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단순 업무부터 제조공정까지 기업 내 AI 기술의 활용도가 늘고 있긴 하지만, 활용기업의 수나 활용범위 측면에서 아직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기업의 적극적 활용 및 도입을 견인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