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금리 여파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캐피탈사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는 추세다. 금융당국이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위험기반 자본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24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캐피탈사의 경영 및 규제 현안을 살펴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캐피탈사의 미래 전략과 규제 완화에 대한 타당성·효과 등 다방면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 겸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캐피탈사의 위험기반 자본규제 도입의 효과 및 정책제언' 주제 발표를 통해 "캐피탈사의 자본규제는 위험에 기반한 규제지표가 적용되지 못해 자칫 위험 감수적 영업행태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은행과 같은 위험기반 자본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최근 부동산 PF 부실로 캐피탈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됐음에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A급 이하 업체의 올 2분기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53.4%로 전 분기(161.5%) 대비 108.1%p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부동산 PF 수준에 따라 자산규모별 캐피탈사의 위험 수준은 차별적"이라며 "대형사는 영업자산의 다원화, 자동차금융 위주 사업 확대로 위험레버리지 비율이 레버리지 비율 대비 낮아지는 양상이지만, 부동산 PF 자산 의존도가 높은 소형 캐피탈사는 자산부실위험 증가로 레버리지 비율 대비 위험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행 레버리지 비율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캐피탈사의 해외자산 취득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금융당국이 위험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캐피탈 업권의 규모별 위험수준을 차별적으로 인식하는 위험기반 자본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캐피탈사의 부수업무 확대를 통한 자동차 금융 경쟁력 강화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캐피탈사의 부수업무 확대는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캐피탈사의 부수업무로 중고차 매매업과 통신판매업이 추가된다면,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비대면 채널을 통한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업무별로 "캐피탈사가 리스 반납차와 할부 연체차 같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현금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ESG 경영 측면에서도 탈 수 있는 차량은 매매하고 탈 수 없는 차량은 책임감 있게 폐기하여 자원 재활용을 극대화하고 환경 보호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플랫폼, 라이브커머스 등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 캐피탈사가 금융·비금융 상품을 함께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면 고객 접근성이 강화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며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 캐피탈사와 카드사 간 규제 형평성 확보, 디지털 금융 규제 완화, ESG 관련 법적 지원 강화 등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종문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캐피탈사의 보험대리점 허용' 주제 발표를 통해 "정부 추진 과제 중 하나인 자동차 보험 플랫폼 비교 추천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캐피탈사에게 보험대리점 모집 업무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팀장은 "캐피탈사가 보험대리점과 같은 리스 연계 서비스를 원스토븡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더 많은 중소형 보험사들에게도 기회가 생길 수 있고 소비자 편익도 확대될 것"이라며 "캐피탈사가 영위 중인 리스, 할부금융, 렌탈 등 업무에 다양한 연계부가 서비스가 결합된다면 향후 캐피탈사는 종합물적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캐피탈사 자체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파트너 변호사는 ‘캐피탈사의 자동차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및 발전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구독경제시대에 부합한 리스의 장·단기 구분을 완화하고, 리스와 렌탈의 차이를 명확히 하거나 통합해 법률 체계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스는 고객이 직접 선정한 물건을 회사가 매도인으로부터 취득해 고객이 일정기간 이상 사용하게 하고 그 대가를 나누어 지급받는 방식을 말한다. 렌탈은 회사가 소유한 물건을 고객이 사용 수익하게 하고 그 차임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엄 변호사는 "자동차금융에서 리스와 렌탈의 차별 규제는 실무적 혼란과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므로, 정부가 양 개념을 통합하거나, 구별이 필요한 경우에는 명확한 구별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업자 조건, 소관 부처, 상품 구분 등을 정비해 자동차 대여 사업의 규제를 단순화하고,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계약 서면주의, 청약 철회, 위반 시 제재 사항 등이 명확히 규정된 통합 특별법도 함께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임영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