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캐즘 이후 '정조준'…신제품·신기술 앞다투어 공개
역대 가장 많은 172개 해외 업체 참가, 글로벌 전시회 자리매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이하 협회)와 코엑스는 전세계 13개국, 688개 배터리업체, 2천330부스가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사흘 간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에 7만7천여명(잠정)의 참관객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주요 기업 3사 임원이 연사로 참여해 개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더배터리 컨퍼런스'에는 1천명에 가까운 참관객이 방문했고, 배터리 인력 채용 연계 지원 행사인 '배터리 잡페어'에는 약 3천명(잠정)이 참가하는 등 동시 개최 행사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배터리 산업 관련 민·관·정 인사들이 대거 방문해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속 통상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고, 업계는 현재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도전적인 상황을 위기가 아닌, 눈앞으로 다가온 '배터리 슈퍼 사이클'을 준비할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협회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신영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김종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이 현장을 찾아, K-배터리 발전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박기수 SK온 R&D 본부장,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동채 에코프로 그룹 상임고문, 최수안 L&F 대표이사 등 기업 최고 경영진이 총출동해 캐즘 극복 의지를 다졌다.
또, 미국 배터리협회 NAATBatt과 애리조나, 테네시, 인디에나, 켄터키 등 8개 주정부 인사를 비롯해, 유럽, 일본, 인도네시아, 호주, 칠레 등 배터리 주요국 인사들도 전시장을 찾아 우리 배터리 기업과의 연대와 협력을 희망했다.
아울러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더배터리 컨퍼런스'에도 글로벌 배터리 전문가가 강연자로 등장하며 연일 화제를 일으켰다. 미국 애리조나 주정부 페르난도 가르시아(Fernando Garcia) 무역·투자 총괄부사장이 연사로 나서 한-미 배터리 협력 전략을 공유했고, 현지 전문 회계법인 애프리오(Aprio)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K-배터리 3사 임원이 '캐즘 극복을 위한 사업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펼쳐, 각 사의 캐즘 극복 전략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 정경환 경영전략담당 상무는 차세대 배터리와 신규 서비스 사업 구축을 통한 캐즘 극복 방안을, 삼성SDI 곽현영 중대형마케팅팀 상무는 차세대 배터리를 통한 캐즘 극복 전략을 소개했고, SK온 김상진 N/F 제품개발실장은 AI와 배터리 기술 융합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해외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인터배터리가 명실상부 글로벌 대표 배터리 산업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13개 국가에서 172개 기업·기관이 참가해, 기업별 최신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였고, 자국 투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정보를 공개했다.
특히, 중국 대표 셀 제조기업인 BYD와 EVE가 최초로 인터배터리에 참가하며 올해 가장 많은 79개 중국 기업이 인터배터리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미국 배터리 포럼, 한-독 배터리 세미나,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 등 해외 기업·기관과 연계한, 배터리 산업·R&D·투자 관련 세미나와 포럼도 전시회 기간 내내 열렸다.
주요 참가기업 부스에서는 미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K-배터리의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공개되며 참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전시관을 조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 어워즈'(이하 '어워즈')를 수상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를 비롯해, 지난 1월 CES 2025에서 선보인 '앱테라 모터스 태양광 모빌리티 차량을 전시하며 글로벌 선도 기업의 위상을 선보였다.
삼성SDI는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ASB;All Solid Battery)와 각형 배터리에서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고, 어워즈에서 수상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전시하며 미래 배터리 시장 선점 의지를 내비쳤다.
SK온은 파우치형, 각형, 원통형 등 3대 폼팩터를 모두 전시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현황을 소개하고, 배선이 필요 없는 차세대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공개하며 안전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의 고성능화와 대중화를 이끌어갈 양·음극재 연구 개발 로드맵을 공개하고, 고체 전해질과 리튬메탈음극재 등 미래 배터리 소재를 전시했다. 배터리 충전속도를 단축하고 저장용량을 늘릴 수 있는 '저팽창 천연흑연 음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등을 공개하며, '원료-소재-리사이클링'에 이르는 그룹 차원의 공급망 구축 성과를 소개했다.
엘앤에프는 어워즈에서 수상한 '하이니켈 복합 양극활물질'과 함께 북미에서 추진중인 LFP 양극재 양산 계획을 소개했고, LG화학은 국내에서 양산될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선보이며 보급형 전기차에 채용될 다양한 제품군을 공개했다.
미래 배터리 기술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미래 배터리 산업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파일럿 라인의 연내 구축 계획을 공개했고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 하반기로 재확인했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배터리 시제품을 올해 개발하고, 2026~27년 파일럿(pilot) 개발, 2028년 상용화 목표를 밝히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LS일렉트릭은 LS MnM과 LS머티리얼즈 등 그룹 내 6개 계열사와 공동으로 부스를 조성해,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와 직류 패키지 솔루션 등 신제품을, 롯데케미칼은 안전성을 향상시킨 ESS용 하우징 팩을 선보였다. 더불어 중국 대표 셀 제조기업 BYD와 EVE는 각각 원통형 LFP 배터리를, 엘앤에프는 국내 최초 양산에 성공한 LFP 양극재 생산 기술력을 선보였다.
협회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공동 주최한 '글로벌 배터리 광물 세미나'에는 칠레, 브라질, 인도네시아, 독일, 캐나다 등 5개국의 공급망 관련 전문가들이 참가해, 핵심광물 확보 전략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국내 많은 지자체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전시회에 참가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경기 경제자유구역청과 충북도청, 전남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전북도청, 경상북도경제진흥원, 울산테크노파크 등이 전시회에 참가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지원 정책을 홍보하며 기업 유치전을 벌였다.
협회 관계자는 "인터배터리 2025가 참가기업, 전시면적, 참관객 등 역대 최대규모로 성장하며 글로벌 배터리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캐즘을 극복하는 K-배터리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코엑스 이동기 대표이사는 "인터배터리 2025에 국내외 주요 바이어 참관이 늘어났다"고 강조하며 "캐즘 및 글로벌 이슈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에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하여 참가기업들이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협회는 '인터배터리 유럽'을 올해 5월 7일부터 사흘 동안 독일 메쎄 뮌헨에서 개최하며, 국내 배터리 기업의 해외네트워크 확장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3월에도 '인터배터리 2026'을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