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태원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SKT 본사에서 열린 해킹 사태 관련 데일리(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SK텔레콤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 피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최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SKT 해킹 사고가 공식 확인된 지난달 18일 이후 19일 만이다. 

최 회장은 우선  "최근 SK텔레콤 사이버 침해사고로 고객과 국민에게 불안과 불편 초래했다"면서 "SK그룹을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 매장까지 찾아와 오래 기다렸거나 해외 출국 앞두고 촉박한 일정으로 마음 졸인 많은 고객에게 불편을 드렸다"며 "지금도 많은 분이 피해가 없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해지 위약금 면제에 대해서는 "이용자 형평성 문제와 법적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하는 만큼, 현재 SKT 이사회가 논의 중이고 논의가 잘 돼서 좋은 해결방안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저는 이사회 멤버 아니라서 드릴 말씀이 여기까지다"라고 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일 SKT 해킹사고와 관련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 신규모집을 전면 중단하고 위약금 면제, 손해배상, 피해입증 완화 등을 검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사고 이후 일련의 소통과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고객의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이는 저를 비롯한 경영진 모두가 뼈아프게 반성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고객뿐만 아니라 언론, 국회, 정부기관의 질책은 마땅한 것이라 생각하며, 이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면서 "일단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선 저희를 믿고 유심보호서비스를 가입해주신 2천400만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유심 교체를 원하시는 분들도 더 빠른 조치를 받으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SKT 브리핑에서 최 회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와 별도로 SK 전 그룹사를 대상으로 보안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면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일선에서 애써주고 계신 T월드, 고객센터, 정부 및 공항 관계자, 그리고 회사 구성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며 "SK그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서,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본질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살피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다시 한번,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리고, 문제 해결에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8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SKT해킹 사건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같은날 APEC 통상장관회의를 대비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미 통상 관련 행사가 예정돼 있다는 이유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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