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17일 "우리 지역경제는 지역 간 격차 심화, 청년인구 유출, 산업기반 약화와 같이 고성장 과정에서 가려졌던 구조적 문제들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고 이는 다시 우리경제 전체의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역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모든 지역과 부문에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며,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해 온 거점도시 중심 발전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이날(목) 광주에서 열린 '경제구조 변화와 지역경제의 대응' 주제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온라인 플랫폼과 자영업과 관련하여 "지방에 계신 자영업자분들이 겪는 어려움은 수도권 보다 더 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영업자분들의 환경에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플랫폼을 통해 시장과 고객 접근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정희완 과장의 '온라인플랫폼 성장이 지역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 주제에서 "2018년에는 소매 자영업체 중 매출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매출이 110배 정도 많았는데 2023년에는 230배가 넘을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며 "규모가 크고 수도권에 있는 업체들은 플랫폼이라는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서 성과를 내었던 반면, 전통적인 점포소매에 주로 의존하던 영세한 비수도권 업체들은 영업기반이 더 악화되며 경영이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양극화에 대응하여 정부는 자영업 지원을 늘렸고, 저희 분석 결과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창업초기, 청년층, 소규모 업체, 그리고 비수도권에서 그 효과가 더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생산성이 많이 낮아진 업체에 대한 지원은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플랫폼 경제의 영향력이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도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신중하게 선별하여 충분하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안전망을 촘촘히 강화하여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의 재기를 도모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자연스러운 전업도 유도해야 한다"며 "즉 정책지원을 통해 자영업 내에서 성공사례가 계속 나타나고 이 과정에서 유능한 후발주자가 육성되는 선순환 체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양수 원장과 서성민 연구위원이 ‘메가 샌드박스’와 ‘지역 거점대학 육성’ 방안을 언급하면서 "두 발표는 지역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 완화와 거점대학 육성을 통해 기업과 학교가 지역의 혁신을 주도하자는 방안이다. 이는 지역의 고용과 정주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더 나아가 지역균형 발전에도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인도의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는 "마을이 사라지면 국가도 사라진다(If the village perishes, India will perish too. Nigam(2015))"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지역발전과 국가의 번영이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강조했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