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은 1일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세계 주요국 정상이 한국에 모이는 APEC 정상회의에 즈음해 한반도 평화와 신뢰 구축에 관한 대한민국 국회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오늘부터 22대 국회의 두 번째 정기회가 시작된다"며 "조기 대선과 새 정부 출범에 담긴 의미,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나라와 국민 생활을 안정시키라는 국민의 뜻을 깊이 헤아려, 입법과 예산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정기회에서 다루게 될 정부조직법과 내년도 예산은 향후 대한민국의 5년을 좌우할 첫 단추"라며 "여야 모두 국민 앞에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할 일은 해야 국회"라며 "협력도, 견제도 국회의 일이다. 헌법과 민주주의 규범 안에서 여당은 야당의 역할을, 야당은 여당의 역할을 존중하는 가운데 국민을 걱정시키지 않는 국회, 사회를 분열시키지 않는 국회의 모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또한 "대한민국은 지금 복합위기의 한복판에 있다"며 "안팎으로 거센 도전이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다각도의 정책적 대응이 시작됐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얽힌 위기를 단기간에 타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 경제와 사회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조적 전환의 과제는 그것대로 밀고 나가되, 당면한 개별 현안에 대해서도 예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러 정치적 격변을 겪으며 우리가 확인하고 있는 것이 있다"며 "‘민주주의를 진정으로 완성하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민주주의 너머에 있는 민주주의를 바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먼저 "바로잡자"며 "산재에 대한 국가책임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대비하자"며 "한미 관세 협상은 일단락되었지만,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된 통상환경 시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 산업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한 만큼, 피해 산업을 지원하고 새로운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일에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판 ‘IRA법’ 논의에 속도를 내고, 한미 관세 협상에서 가장 타격을 입은 철강산업 지원과 녹색 전환을 돕는 ‘K-스틸법’도 발의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내년 2월까지 개정해야 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논의도 속도를 높여가자고 말했다.
이어 "만들어내자"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회의 다짐과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한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국익"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넓다. 대통령의 의지도 확고하고, 지난 대선에서 여야 정당 모두 약속했다"며 내년 지방선거일을 1차 시한으로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헌법개정특위를 구성하자"며 "늦어도 10월 초에는 개헌특위 구성결의안을 의결해야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회 개혁도 추진해야 한다"며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며 국회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높아진 지금이 더욱 유능하고 믿음직한 국회로 거듭날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달 안에 국회의장 자문기구를 출범시켜 ‘일하는 국회’, ‘삼권분립 강화’, ‘국민 눈높이’ 세 축으로 주요 과제를 발굴하고, 논의 방향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앞으로 정기국회 100일, 첫째도 둘째도 국민의 삶, 국민의 뜻"이라며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가 없으면 존립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