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원유 1천800만 배럴 확보... 양국 간 고위급 직접소통 채널 구축
오만, 원유 약 500만 배럴, 나프타 최대 160만 톤 공급..."한국 최대한 배려"
사우디 아라비아, 5천만 배럴 원유 4월에서 5월중에 선적...6월부터 연말까지 총 2억 배럴 배정
카타르, LNG 수출계약 차질없이 약속...'중동정세 안정되는 대로 한국 방문"
"언제나 정부를 믿고 정부와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강훈식 비서실장은 15일 "올해 말까지 원유 2억7천300만 배럴 도입을 확정지었고, 나프타도 연말까지 최대 210만톤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원유 2억7천300만 배럴은 작년 기준으로, 즉 별도의 비상조치 없이 경제가 정상 운영되는 상황에서도 3달 이상 쓸 수 있는 물량이며, 나프타 210만톤은 작년 기준으로 약 한 달치 수입량에 해당한다.
특히, "이번에 확보한 원유와 나프타는 호르무즈 봉쇄와는 무관한 '대체공급선'에서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국내 수급 안정화에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중동전쟁이 초래한 우리경제 비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원유, 나프타 등 핵심품목 물량 확보"라며 "우리 경제는 작년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도입의존도가 원유는 61%, 나프타는 54%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기 때문에 에너지 위기, 즉 비상경제 상황이 지속되는데도 중동상황이 해결되기만을 바라면서 손 놓고 기다릴 수 없었다"고 방문이유를 설명했다.
강 실장은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지난주 7일부터 어제까지 중앙아시아 자원부국 카자흐스탄, 중동지역 주요 에너지 공급국인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총 4개국을 방문해, 원유와 나프타 확보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 산업통상부, 외교부, 석유공사 등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실제로 석유와 나프타를 도입하는 기업들도 함께 협상전략을 수립하고 성과 창출을 위한 역할을 분담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각국에 전달한 친서에서 "중동전쟁 지속에 대한 깊은 우려와 우리 국민의 진심어린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에너지 안보 위기를 공동의 지혜로 타개해 나가자"는 뜻을 전달했다고 강 실장은 밝혔다.
강 실장은 국가 별로 방문 성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첫 방문국인 카자흐스탄 방문하여 카슴-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을 직접 예방하여 양국 간 에너지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담은 이재명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세계 12위 원유 생산국이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는 무관한 경로로 수출되기 때문에 원유 수입선 다변화에 의미가 있는 국가이다. 카자흐스탄 측 정부 고위인사는 중동전쟁 이후 여러 나라에서 특사 등을 파견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예방을 수락한 국가는 현재까지 한국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과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원유 1천800만 배럴을 확보했다. 추가로 양국 간 고위급 직접소통 채널을 새롭게 구축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누르틀레우 대통령 국제투자·무역협력 보좌관을 대한민국과의 전략적 경제협력을 총괄하는 전담인사로 지정했다. 앞으로 강 실장과 누르틀레우 보좌관은 원유, 나프타 수급 뿐만 아니라 광물자원, 도시개발,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오만 방문 성과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인도양에 접해 있는 해협봉쇄의 직접적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오만의 전략적 위치에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사단은 오만 왕위 계승서열 1위인 현 하이쌈 국왕의 장남인 디야진 빈 하이쌈 알 사이드 경제부총리와 면담했다.
한국 측은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정박중인 우리 국적 선박 26척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오만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으며, 디야진 경제부총리는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특히,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투자청 의장 등을 만나 연말까지 원유 약 500만 배럴, 나프타 최대 160만 톤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이번에 확정된 원유 약 500만 배럴은 작년에 오만에서 수입한 450만 배럴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강 실장은 "나프타는, 올해 현재까지 약 40만톤을 오만으로부터 들여왔고, 이번 160만톤을 더하면, 연말까지 총 200만톤을 도입하게 되어 작년에 오만에서 도입한 물량인 193만톤 이상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만 측은 "중동전쟁 이후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접촉해 오고 있으나 한국과 같이 정부가 직접 나서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을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원유, 나프타 수급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오만으로부터 작년과 같거나 작년 수준을 넘는 물량을 약속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서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 성과도 언급했다.
사우디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부동의 1위 원유 수입국이다. 그간 사우디로부터 총수입량의 1/3에 해당되는 3억 배럴 이상의 원유를 매년 수입해 왔다. 사우디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은 2위 원유 수출 대상국이다.
강 실장은 "사우디를 제외하고 원유수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고 대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알맹이 없는 논의, 즉 '공론(空論)'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며 "특사단은 파이살 빈 파르한 외교부 장관을 만난데 이어, 세계 석유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평가되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에너지 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알 루마이얀 아람코 의장 겸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를 만났다. 사우디 측은 대한민국이 원유와 나프타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한국에 최우선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기업들에게 배정되어 있지만 선적 여부가 불확실했던 약 5천만 배럴의 원유를 4월에서 5월중에 홍해에 인접한 대체항만 등을 통해서 차질 없이 선적하기로 확실하게 약속받았다고 강 실장은 전했다.
이 물량은 5월과 6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국내에 공급될 것이라며, 6월부터 연말까지 총 2억 배럴의 원유를 우리 기업에게 우선 배정하고 선적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원유의 1/3 이상을 공급하는 사우디로부터 작년 수입량의 약 90%에 달하는 물량을 올해에도 확보한 셈이다.
강 실장은 "나프타는 작년 연간 수입량인 50만톤 공급을 요청했으며, 사우디 측은 국영기업을 통해 우리가 요청한 50만톤을 포함해 올해 연말까지 최대한 많은 물량을 공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카타르 방문 성과이다.
강 실장은 "사실 카타르는 당초 이번 출장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지난 7일 밤 비행기로 출국해서 카자흐스탄에 도착한 8일 새벽에 휴전합의 소식을 접하고 에너지 분야 핵심 협력국가인 카타르 방문을 현지에서 긴급하게 추진했다"고 방문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카타르 방문을 통해 "지난 3월 UAE 방문에 이어 사우디 아라비아, 오만, 카타르까지 걸프지역 주요국가와 고위급 협의 체계를 완성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 실장은 말했다.
특사단은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을 예방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우리 측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 되는대로, 한국과 체결된 LNG 수출계약이 적기에 차질없이 이행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타밈 국왕은 "한국과의 약속은 틀림없이 지키겠다. 한국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하면서, 이러한 신뢰의 메시지를 꼭 우리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더불어 양국은 공통으로 전략적 가치를 두고 있는 AI 분야 및 산업 분야 전반의 투자 협력에 대해서 확대하고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 타밈 국왕은 중동정세가 안정되는 대로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4개국 방문을 시작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강 실장은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원유와 나프타 물량 확보를 통해 핵심품목 수급이 조금이라도 더 안정화 되고 우리 국민과 기업이 일상을 유지하는데 불편함이 줄어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나프타는 지난주 4월 10일 국회에서 확정된 추경에 우리기업의 나프타 도입단가 상승분을 지원하는 예산이 포함되어 있어 수급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사우디, 오만 등 산유국들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우회 송유관, 호르무즈 해협 외부 석유 저장시설 구축 등 여러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 산유국들은 우리나라 원유 저장시설을 활용하는 국제공동비축사업 확대에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이번 추경을 통해 국내 비축기지 저장시설 확충 예산이 편성된 만큼 향후 주요 산유국과의 공동비축이 확대되어 비상 상황에서도 원유수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강 실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확보된 성과들이 구체적 결실로 이어지도록 면밀하게 점검하고, 지원해 나가겠다"며 "언제나 정부를 믿고 정부와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성을 들여 만든 위기 대응 성과로 국민 여러분의 참여와 희생에 보답하겠다는 자세로 더욱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