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 “한-러,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위한 대규모 투자펀드 조성하자”
홍 부총리 “한-러,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위한 대규모 투자펀드 조성하자”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9.09.0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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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인프라 협력 강화 위한 디벨로퍼(Developer) 협의체 구축 필요”
동방포럼에서 ‘유라시아 가차사슬의 부흥’ 강조...“EAEU간 FTA 성사돼야”

홍남기 부총리는 동방포럼 축사에서 “과거 유라시아 대륙에는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가치사슬(value-chain)이 구축되어 있었다”며 “그 시절 고려는 중국을 넘어 중앙아・아랍까지 활발히 교류하며 대외 경제적으로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근세 이후 유라시아 가치사슬은 약화되었고, 대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경제권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되었다”며 “이 자리에서 유라시아 가치사슬의 복원과 부흥을 위한 한국의 역할과 노력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5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방문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개회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5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방문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개회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5차 동방경제포럼 ‘한-러 경제·기업인 대화’ 개회식에서 ’유라시아 가치사슬의 부흥‘이라는 주제의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러 경제․기업인 행사가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 A동 Hall 20에서 개최됐는데 한국측에서는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경상북도지사, 전라북도지사, 울산광역시장, 포항시장, 한국가스공사 사장,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참석했다. 러시아측에서는 러 극동개발부 차관, 러 연방상의 부회장, 러 통합조선공사 사장, FESCO 회장, ENS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한국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교류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2018년 극동지역과의 교역량은 2년 만에 2배가 되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이 러시아 극동지역의 교역대상국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는 러 극동지역의 1위 교역국(2위 중국, 3위 일본)으로 2016년 55억달러, 2017년 71억달러, 2018년 97억달러에 달하며 올 상반기만해도 5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중앙아 초원에 기반을 둔 스키타이 유목민족은 철기문화를 동방의 농경민족에 전달하였고, 동방의 도자기와 비단, 과학기술은 유목민족에 의해 유라시아 서쪽으로 전파되었다”며 “당시 동서방 문명의 상호 교역과 교류로 유라시아 가치사슬이 형성되었고, 근세시대까지 유라시아 경제권이 세계경제를 선도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근세 이후 유라시아 가치사슬은 약화되었고, 대서양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 경제권이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되었다”며 “동방경제포럼은 유라시아 정치경제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라시아 경제권을 재건하고 역내 협력을 증진하는데 지혜를 모으는 뜻깊은 장”이라 했다.

홍 부총리는 약화된 유라시아 가치사슬을 부흥시키자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홍 부총리는 “먼저 약해져가는 유라시아 국가간 가치사슬의 연결고리를 보강해야 한다“며 ”국가간의 정치・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경제적 가치사슬이 지속적으로 부식될 경우 국가간 연결고리는 끊어지고, 전체 경제권은 침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국가경제간 갈등과 보복, 적대적 행위가 우리 모두를 혼란과 침체, 저성장으로 이끈다는 사실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강한 국가라 하더라도 주변국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진다면 전체 가치사슬에서 고립되고 소외되어 결국에는 쇠락의 길을 면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전세계의 리더들도 이를 자각하여 글로벌 가치사슬의 약화된 고리를 보강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며 “지난 6월 일본에서 개최된 G20 정상선언문에서도 ‘자유롭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인 무역환경의 실현’을 강조한 것이 하나의 예일 것”이라 했다.

다음으로, 끊어진 가치사슬을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동북아 지역은 지정학적 위험요인 등에 따라 남・북・러・중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이 단절되어 있다”며 "향후 국제정세의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경우 극동의 접경지대를 남북, 러시아, 중국이 공동으로 개발하여 유라시아의 가치사슬을 다시 연결하고, 동북아 번영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년 동방경제포럼에서 남북러 간에 합의된 바와 같이 나진-하산 사업의 제3자 협의체 구성 및 공동연구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유라시아 철도・해운 복합물류망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홍 부총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동북아 인프라 협력 강화를 위한 디벨로퍼(Developer) 협의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디벨로퍼는 특정지역 및 인프라 등에 대해 새로운 개발방안을 발굴・기획하는 주체를 말한다.

홍 부총리는 “한-러-중 주요 디벨로퍼들이 모여 야심차고 창조적인 개발 사업을 공유하고 진전시킨다면 그간 미진했던 금융협력과 지역 경제협력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유라시아 지역의 각종 동북아 디벨로퍼들이 국제적 재제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수익성도 충족시킬 수 있는 창조적인 에너지・인프라 개발사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홍 부총리는 “유라시아 가치사슬의 부흥을 위해 새로운 연결고리를 창출하도록 하겠다”며 “유라시아 지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보다 광범위하고 원활한 경제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한국과 유라시아 경제협력체인 EAEU간의 FTA가 성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홍 부총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출자하여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시키는 대규모 투자펀드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러시아는 기초원천기술을 사업화하여 해외판로를 확보하고, 한국은 소재・부품・장비의 수입공급선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는 한러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협을 촉진하는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할 것”이라 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과 러시아는 유라시아 가치사슬의 부흥을 통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당사국들”이라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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