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카허 카젬 사장 및 경영진 사퇴 촉구한다"
한국지엠 노조, "카허 카젬 사장 및 경영진 사퇴 촉구한다"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9.2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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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성과급 및 임금 차별, 적자누적과 경영실패에 책임있는 경영진들은 즉시 물러나야"
상급단체 금속노조 탈퇴 관련 질문에 "이 XX놈아" 욕설로 기자회견 자리 빛 바래
24일 오전 한국지엠노조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파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24일 오전 한국지엠노조가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파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것과 함게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 및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했다.

한국지엠노조는 24일 오전 10시 임한택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광역시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카젬 사장이 인종 차별적인 경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영진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가열찬 투쟁으로 퇴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한택 지부장은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한국지엠 노동자는 일당제로 급여를 받기에 파업을 하면 급여가 깎여 경제적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돌입한 것은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그는 "회사는 올해 초 모든 팀장급 이상에게 팀GM 성과급을 1인당 평균 1700만원 지급했다"며 "작년에도 조합원은 회사를 살리고자 고통분담차원에서 인당 2000여만원을 양보했는데 팀장들에게는 15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임 지부장은 "2018년 경영적자가 8000억원이라면서 팀장급에게는 임금인상도 해주고 성과급도 지급한 것"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조합원들에게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을 수 있고, 적자를 이유로 조합원에게 성과급을 못 준다면 팀장급들도 주지 않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노조는 사측에 팀GM 성과급 지금근거를 요구했지만 지급 근거는 고사하고 팀GM 성과급 지금 기준조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팀 GM 성과급은 한국지엠이나 브라질지엠, 미국지엠을 포함한 글로벌 GM(제너럴모터스) 전체의 실적과 성과를 집계하고 평가한 후 그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다.

임한택 한국지엠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임한택 한국지엠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한 2011년 노조에 팀GM 성과급 제도를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매년 임단협을 통해 성과급을 받겠다고 고집했다. 사실상 사측이 제안한 팀GM 성과급제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지엠 임직원과 팀장급 이상 사무직 노동자들은 팀GM 성과급 제도를 적용받고 있지만, 노조를 비롯한 생산직 노동자들 모두는 아직 임단협을 통한 성과급 제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팀GM 성과급을 따르는 경우, 한국지엠의 성과가 좋지 않아도 글로벌GM의 성과가 좋으면 꽤 두둑한 성과급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현 임단협 제도 하에서는 한국지엠의 적자가 지속되면 성과급은 장담할 수 없게 되지만, 팀GM 성과급제에서는 글로벌GM의 과실을 나눠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한국지엠의 성과가 대단히 좋고, 글로벌GM의 성과가 기대치를 하회하게 될 때에는 다소 깎인 성과급을 받게 될 수도 있다. 한국지엠에서 열심히 일을 해도 글로벌GM의 부진이 있을 경우 기대보다 낮은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해 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싫로 최근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으면서도 노조 파업에 따른 손실을 우려해 그동안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며 "올해를 포함해 지난 3년간 팀장급 이상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팀GM 성과급제에 따른 것이며, 노조에게도 팀GM 성과급제를 동일하게 제안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은 노조"라고 전했다.

노조의 쉐보레 브랜드 수입차 불매운동 실행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노조는 "쉐보레 브랜드 수입차 불매운동을 당장 시작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다수가 찬성할 경우 과감히 실행할 수 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단순한 '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쉐보레 브랜드 수입차들은 이윤이 2%정도에 그치고 있어 마케팅 비용을 빼면 남는게 없기에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한국지엠노조의 경영진 퇴진 스티커 퍼포먼스로 스티커가 붙어있는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출입구. (사진=황병우 기자)
한국지엠노조의 경영진 퇴진 스티커 퍼포먼스로 스티커가 붙어있는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출입구. (사진=황병우 기자)

한편,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19일 9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렇다할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향후 교섭 날짜 또한 정해지지 않았으며, 교섭이 성사되더라도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

임 지부장은 "사측이 노조가 수용할 수 있는 전향적인 제시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교섭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주 월요일에 열릴 차기 쟁대위에서 향후 투쟁방침을 다시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지엠 노조의 기자회견은 한 노조 집행부 임원의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로 빛이 바랬다. 회사 발전을 위해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를 탈퇴할 수 없는가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야 이 XX놈아"라고 고함을 질렀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가 급히 해명을 했지만, 결국 씁쓸한 모습을 남기고 기자회견을 끝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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