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49] '쩍벌남'은 글로벌 신사가 아니다②
[비즈니스 매너-49] '쩍벌남'은 글로벌 신사가 아니다②
  • 파이낸셜신문
  • 승인 2019.12.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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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최대 약점은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겠다. 개인적인 만남에서 일본인들은 자신의 실수나 오류를 지적해 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정하고 고맙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여간해서 인정하지 않고 우기지만 확실한 근거를 대고 설득하면 그제야 받아들이고 깨끗이 승복한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신성대 동문선 사장

헌데 한국인들은 절대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우긴다. 고마워하기는커녕 설득 당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존심 상해한다.

승복을 항복, 타협을 패배로 여기는 탓이다. 하여 상대를 설득시키는 순간 원수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앙갚음 당한다. 비뚤어진 조선 선비의 심보가 그랬다. <편집자주>

◇ 어리석은 가부장적 권위 ‘쩍벌남’

한국의 대부분 가정 거실에는 소파 세트가 자리 잡고 있고, 상석엔 가장의 단독 소파가 위치합니다. 한데 유럽의 일반 가정에서는 미국이나 한국처럼 거실에 떡하니 소파를 놓지 않습니다. 좁고 협소해서 소파 세트를 놓을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지요. 대개 식탁과 의자 생활을 합니다.

온돌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은 의자나 소파생활에 대한 경험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여 응접용 소파에 앉을 때 남성은 양쪽에 있는 팔걸이에 두 팔을 나란히 얹고서 엉덩이와 배를 내민 채 양다리를 벌리고 앉습니다.

소파가 크면 클수록 그에 맞춰 팔다리를 벌려야하니 우스운 쩍벌남 모양새가 되는 것이지요. TV드라마에 나오는 회장님은 예외 없이 그렇게 앉습니다. 온돌방에서 퍼질러 앉던 버릇 그대로를 소파로 옮겨온 겁니다.

여성들은 시아버지 앞의 며느리처럼 팔다리를 모아 소파 중앙에 걸치듯 다소곳이 앉는 것이 정자세인 양 착각하고 있습니다. 서양식을 따르면서 소파를 들여왔지만 정작 그 사용법(?)을 제대로 배워오지 못한 겁니다.

글로벌 시대, 문제는 한국인들이 소파는 물론 일상에서도 바른 자세를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의자에서도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척추가 휠 정도로 삐딱하게 앉습니다. 국내에서야 모두가 구부정한 자세이니 눈에 띄지 않지만 밖에 나가면 한국인은 금방 표가 납니다.

◇ 불룩배가 내공인 줄 아는 우물 안 졸장부들

'양반전'이란 소설이 있지요. 돈 주고 산 양반으로 막상 양반 행세하려니 너무 힘들더라는 내용입니다. 아무렴 갑작스레 상것이 양반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품격을 갖춰야 하는데, 이게 어디 호락호락한 일이던가요?

대한민국은 이제 거의 모든 면에서 글로벌화가 다 되었습니다만 딱 하나! 사람만 아직 글로벌화 되지 못했습니다. 신사가 못 된다는 말이지요. 세계가 부러워하는 무역대국이지만 매너는 여느 후진국보다 못한 수준입니다. 동방예의지국만 고집하다가 글로벌 왕따가 되어버린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 나라의 대통령, 총리, 장관은 물론 재벌 회장, 대기업 CEO 할 것 없고, 총장, 위원장,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까지 장(長)자 붙은 이들은 하나같이 ‘쩍벌남’입니다. 장(長)자가 붙는 순간 모두 황제가 되는 것이지요.

그동안 졸(卒)로 살아온 한(恨)을 맘껏 풀어 보고 싶은 겁니다. 그래야 권위가 서는 줄 압니다. 허세(虛勢)와 실세(實勢)도 구분 못하는 졸장(卒長)들이지요. 누가 아니랄까봐 자신의 천한 근본을 자랑하는 꼴입니다. 기실 근본이 당당한 사람은 굳이 그렇게 똥배를 내밀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두 팔을 소파 양쪽 팔걸이에 얹는 자세는 곧 과시와 거만을 뜻합니다. 대신 상대더러 졸(卒)이 되라는 뜻이지요. 그런 졸부, 졸장부 근성을 드러내는 앉음새가 한국에서는 잘 먹힙니다.

그렇지만 글로벌 무대에선 그 순간 아무리 돈 많고 지위가 높아도 ‘상것’으로 낙인찍히고 맙니다. 물론 저 혼자 있을 경우에야 어떤 폼으로 앉던 그건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상대가 있을 경우, 특히 외빈을 맞는 공식 석상에서 그렇게 폼(?)나게 앉았다간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되고 맙니다.

한국을 방문한 수많은 외국 정상이나 귀빈들은 하나같이 속으로 비웃고 갑니다. 그러니 퇴직하고 나면 누구 한 명 전화 한 통 해주는 외국 신사가 없습니다.

한국 정치인들의 그런 터무니없는 접견을 아주 인내력 있게 그리고 능숙하게 받아 준 중국 지도자가 바로 후진타오 전 주석이었습니다. 한국의 쩍벌남들이 수도 없이 찾아가 사진찍기를 청할 때마다 언제나 마네킹 같은 자세로 ‘정상과의 회담’사진모델이 되어주었습니다.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시침 뚝 떼고 정격 자세로 앉아 있었던 거지요. 그렇지만 눈 밝은 글로벌 주류 인사들은 사진만 보고도 그가 상대를 멸시하고 있음을 금방 알아챕니다. 한국인들만 모를 뿐이지요.[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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