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51] '쩍벌남'은 글로벌 신사가 아니다④
[비즈니스 매너-51] '쩍벌남'은 글로벌 신사가 아니다④
  • 신성대 동문선 사장
  • 승인 2020.01.0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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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최대 약점은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겠다. 개인적인 만남에서 일본인들은 자신의 실수나 오류를 지적해 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인정하고 고맙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여간해서 인정하지 않고 우기지만 확실한 근거를 대고 설득하면 그제야 받아들이고 깨끗이 승복한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신성대 동문선 사장

헌데 한국인들은 절대 승복하지 않고 끝까지 우긴다. 고마워하기는커녕 설득 당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자존심 상해한다. 승복을 항복, 타협을 패배로 여기는 탓이다. 하여 상대를 설득시키는 순간 원수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앙갚음 당한다. 비뚤어진 조선 선비의 심보가 그랬다.<편집자주>

◇ 웃음거리 더하기 글로벌 호구 역 자임하는 ‘쩍벌남’ 마초들

이 나라 대기업 오너 및 CEO들 역시 하나같이 ‘쩍벌남’입니다. 기업 홈페이지에는 모조리 매너 빵점인 사진들만 올라 있습니다. 해외 기관장이나 귀빈을 접견할 때, 양 기업대표가 계약 체결할 때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 넥타이 하나 정격으로 맨 회장님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가 자세는 모조리 ‘쩍벌남’ 마초입니다.

회장님은 영원한 갑(甲), 나머지는 모조리 굽신대는 사진으로 도배를 해놓았습니다. 심지어 합작 상대국 수상이나 장관조차도 을(乙)로 만들어 놓고 기고만장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매너가 뭔지 알 리 없는 홍보실에선 주인님을 왕처럼 돋보이게 하는 것이 곧 충성인 줄 착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회에선 ‘벌거벗은 회장님’으로 비웃는 줄 꿈엔들 알겠습니까? 그러니 그 사진 한 장에 얼마나 많은 피 같은 돈이 날아가는지 계산이 설 턱이 없겠지요.

예전에 모 재벌 회장이 잘난 체한답시고 앞으로 무슨 분야로 진출하겠다고 호언하는 내용의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난 적이 있었습니다. 어디 그 회장뿐인가? 조금 잘 나간다 싶으면 지레 언론에 나와 구상 중인 사업을 자랑한답시고 떠벌립니다.

한마디로 호구고 쪼다지요. 경영 비밀을 스스로 떠벌린 꼴이니 그 소식을 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 경쟁국에서 가까운 미래에 어찌어찌해보려고 조용히 수면 밑에서 준비해 왔던 기업들은 빙긋이 웃을 수밖에요. 바가지 왕창 씌울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런 횡재가 어디 있겠습니까?

◇ 글로벌 매너 운운이 단순한 트집잡기?

지금이 어떤 때인데, 절제와 긴장의 자기제어 분위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그저 한가하게 덕담이나 나누고 ‘쩍벌남’ 인증샷이나 찍는답니까? 그렇게 편한 자세로 환담이나 하는 게 장(長)입니까? 설사 그렇다 해도 공적(公的) 영역의 포토세션에서는 절대 금물입니다.

우리나라에 주재하고 있는 주요국 대사관의 외교관들과 정보기관 요원들은 한국의 좋은 점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의 실수와 약점을 오히려 더 반깁니다.

특히 외교상의 결례, 즉 교섭문화 매너 약점 노출 자료는 더없는 호재이고, 각국 정보기관에선 한국 주요 기업 오너들과 CEO들의 사진자료는 물론 각종 취향 자료까지 수집해 모조리 본국에 보고합니다. 그리고 그걸 모아 놓았다가 반드시 협상에 이용합니다. 자국 주요 기업의 한국 기업인 포섭공작(?)에도 활용토록 선제적으로 제공해 줍니다.

쩍 벌린 만큼 자신의 권위가 더 높아지지 않습니다. 졸부 티만 나고 천박해질 뿐입니다. 그만큼 속이 허(虛)하다는 것이겠지요. 세계의 리더들이 고작 그런 허세에 기죽지 않습니다. 오히려 목도리도마뱀 보듯 귀엽게 봐 줄 뿐이지요. 못된 머슴이 주인 망신시킨다고, 싸가지 없는 공복(公僕)들이 대한민국을 디스카운트, 아웃렛 시키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망신시키고 있는 거지요.

진정한 글로벌 내공이란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마주한 상대는 물론 현장 너머 영상과 사진을 통해 바라보는 모든 이들과도 소통해낼 줄 알아야 진정한 글로벌 지도자라 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 들이대는 순간 자신의 폼이 어떻게 나올지, 지역구 사람들에게 권위 있게 보이기 위해 쩍 벌이는 정치인은 졸장부입니다.

상대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온몸으로 대화에 집중하는 것이 글로벌 매너입니다. 그래야 상대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양국의 국민들, 그리고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진이 나옵니다. 아무리 뛰어난 식견을 지녔다 해도 그게 안 되는 사람은 지도자나 장(長)으로 나서면 안 됩니다. 또 다시 ‘쩍벌남’에 속으면 대한민국 진짜 희망 없습니다.[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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