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 '이사회 독립성' 지적…"회추위에 이해관계자 참여보장" 촉구
코로나19 영향으로 많은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소규모로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가 노조의 '사외이사 독립성 우려' 지적을 숙제로 남겨두고 마무리됐다.
KB금융지주는 20일 오전 10시 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4층 강당에서 제12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2019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개 안건이 상정됐다.
상정된 6개 안건은 최하 97%대의 찬성으로 모두 원안 그대로 승인됐다. 특히 6명의 이사 선임의 건과 1명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3명의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에서도 모두 98%가 넘는 찬성이 나왔다.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2015년부터 KB금융이 도입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프로세스는 3단계로 구성되며, 각 단계별로 주체를 엄격히 분리하여 운영된다.
먼저, 주주와 외부 Search Firm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아 후보군을 구성한다. 이렇게 구성된 후보군에 대해 외부 인선자문위원의 평가 및 평판조회 등을 통해 Short List를 압축한 후, 사추위의 자격검증 및 사추위원 투표 등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 최종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 대해 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KB국민은행노조)는 오규택 KB금융지주 신임 사외이사의 독립성에 우려를 제기하며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에 선임된 오규택 사외이사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지난 2008년 KT에서 사외이사로 함께 일했다. 당시 윤종규 회장은 KT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오규택 사외이사는 한국채권연구원 대표이사를 역임했는데 한국채권연구원은 다수의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배출한 곳이다.
한국채권연구원 이사를 역임한 김명직씨와 신성환씨가 2014년 KB금융그룹 사외이사로 취임한 바 있으며 두 사람은 그해 KB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윤종규 회장을 선임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규택 사외이사가 과거 윤종규 회장과 가까이에서 일했고 한국채권연구원 출신 사외이사들이 회장 선임에 기여한 것을 감한했을 때 그가 사외이사로써 경영진을 견제하는 독립적인 역할을 해낼지 우려를 품을 수밖에 없다는게 노조의 지적이다.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해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선임이 반드시 필요하며,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할 때 보다 더 적극적인 검증절차를 제도화하고 인선자문단에 이해관계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하반기에 구성될 회장추천위원회에도 인선자문단을 운영하고 반드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KB금융지주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는 올해 11월 까지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