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영향에 의해 장기적으로 경제 불황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직장인 2명 중 1명은 '코로나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설문 결과 드러났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대한민국 직장인 1만9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앱 내 객관식 설문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의 55%가 ‘현재의 경제 위기로 인한 고용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경제 위기로 인한 권고사직·희망퇴직을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라고 응답한 직장인이 전체 응답자의 31%에 달했다는 것으로, 직장인 사회에 만연한 고용불안이 막연한 것이 아닌 현실적 경험에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업계별로 살펴보면 '고용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크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여행(93%)과 항공(90%)이었다.
다음으로 영화(80%), 외식(70%), 건축자재(67%), 조선(66%), 자동차(64%), 건설·중공업(62%), 교육·출판(60%) 방산(58%)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이들 중 실제로 '권고사직 · 희망퇴직을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여행(56%), 영화(54%), 항공(51%), 조선(46%), 건설(44%), 스타트업(39%), 가구·인테리어(39%), 광고(39%), 방송(38%), 건축자재(38%) 업계였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케피코의 한 재직자는 지난 21일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을 위한 선결 요건"이라며 "희망퇴직 이후 1분기 실적이 나오면 그때부터는 희망퇴직이 아닌 강제 구조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게시물을 남겼다.
무급 휴가가 확대됨에 따라 근무시간이 줄고 급여도 삭감됐다. 전체 응답자의 28%가 경제위기로 근무시간이 줄었으며, 23%가 급여가 삭감됐다고 답했다.
'급여가 삭감됐다'는 응답은 여행(83%), 항공(79%), 조선(56%), 영화(49%), 방산(38%) 순으로 많았는데 업계 별로 편차가 다소 컸다.
한편 '근무 시간이 감소했다'라는 응답은 항공(86%), 여행(76%), 영화(61%), 조선(42%), 외식업계(37%) 순이었는데, 대부분 급여가 삭감된 업계 종사자였다.
한편 이번 경제 위기로 근무시간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곳은 언론(31%)과 방송(22%)업계 재직자들이었다.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으로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이라 보는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았던 응답은 1년 이상(38%)이었다.
6개월 이상 1년 미만(31%),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22%),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8%), 1개월(1%)로 대다수의 직장인이 현재의 경제위기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신문=황병우 기자]